•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 농무장관에 ‘백인’ 퍼듀…히스패닉 하나 없는 ‘하얀 내각’ 탄생

트럼프 농무장관에 ‘백인’ 퍼듀…히스패닉 하나 없는 ‘하얀 내각’ 탄생

기사승인 2017. 01. 19. 17:0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Trump Perdue <YONHAP NO-3028> (AP)
사진출처=/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을 직전에 두고 백인인 소니 퍼듀(70) 전 조지아 주지사를 농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근 30년만에 히스패닉계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내각이 탄생하게 됐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퍼듀 전 주지사가 초대 농무장관에 지명되면서 전체 15개 부처 장관 인선이 모두 마무리 됐다고 보도했다. 인선 공식 발표는 19일 있을 예정이다. 퍼듀는 조지아 주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조지아대에서 수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부터 여러 소규모 영농 기업을 소유하기도 했던 그는 1991년부터 10년간 조지아 주 상원의원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조지아 주 주지사를 지냈다. 퍼듀는 지난해 8월부터 트럼프 선거캠프의 ‘농업 고문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로써 트럼프 내각은 단 한 명의 히스패닉도 포함하지 않게 됐다. 이번 트럼프 내각에 포함된 유색인종은 신경외과 의사 출신이자 흑인인 벤 카슨 주택장관 지명자와 전 노동부장관 출신으로 대만계 아시아인인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지명자 단 두 명 뿐이다.

같은날 미국 매체 폴리티쿠스USA에 따르면 히스패닉이 최초로 내각에 포함된 것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이던 1988년부터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조지 H.W.부시(아버지 부시)·빌 클린턴·조지 W.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도 내각에 히스패닉계를 포함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이러한 전통은 단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지켜져 왔으나, 결국 트럼프 내각에 이르러 막을 내리게 됐다.

이로 인해 트럼프 초대 내각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각종 시민사회 단체들도 퍼듀의 지명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내 39개 히스패닉 권익단체들의 연합인 ‘전국 히스패닉 지도부 어젠다(NHLA)’의 헥터 산체스 회장은 달라스모닝뉴스에 “우리는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반민주적”이라고 밝혔다. 산체스 회장은 “내각에 히스패닉을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트럼프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통치할 계획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에 대해 ‘범죄자’‘강간범들’이라고 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11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반복해서 공언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각료 인선은 완성됐으나 아직 장관 내정자 상당수는 미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인선을 모두 마친 상태로 취임하지만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해 임명이 확실한 후보는 아무도 없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빠른 인준 투표를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장관 후보들을 검증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