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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북한 인사들, 김정남에 대한 스탠딩오더 있었다

중국 내 북한 인사들, 김정남에 대한 스탠딩오더 있었다

기사승인 2017. 02. 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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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배후설은 부인하나 그랬다면 충성경쟁의 결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에 대한 북한의 스탠딩오더(취소나 변경이 있을 때까지 유효한 지시사항)는 분명히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이후부터 김정남을 제거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을 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이런 관측은 김 위원장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한때 중국 내 북한 유력 인사들 사이에서 김정남이 언제인가는 반드시 제거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 베이징에 체류하는 복수의 북한 인사들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실제로 암살 모의도 여러 차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실행은 사전에 낌새를 챈 중국 공안 당국의 적극적인 제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중 한 명인 무역 일꾼 A 씨는 이에 대해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조국(북한)에서 비밀리에 파견된 암살조만 해도 여럿이었다.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성 등의 경우는 인원도 많았다. 당연히 김정남의 동선을 거의 다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중국 당국도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있었다. 암살은 실행될 수가 없었다.”면서 중국이 김정남을 확실하게 보호했다고 강조했다.

북한대사관
베이징 소재 북한 대사관의 전경.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6주기에 내걸린 조기가 인상 깊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이들은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사건의 경우 북한이 배후에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그 근거로 또 다른 무역 일꾼 B 씨는 “김정남은 자신에 대한 위해 모의가 아주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납작 엎드렸다. 우리 조국에서 그를 제거해야 할 필요성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스탠딩오더는 거의 유명무실해졌다. 사실상 취소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면서 김정남이 김 위원장에 위협이 되지 않게 됐다는 사실을 꼽았다. 그럼에도 사건의 전모가 북한의 소행으로 보인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를 의식한 듯 “만약 우리 조국이 배후에 있다면 스탠딩오더의 취소가 하부에까지 하달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여기에 기존의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성 외에 조직지도부와 정찰총국 등의 충성 경쟁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 개입의 개연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김정남은 암살되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북한 내 상부와 하부의 소통 부족,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각 부처들이 벌인 충성 경쟁의 결과로 희생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중국 관영 언론의 21일 보도에 의하면 이에 대한 북한의 공식 입장은 굳건하다. 여전히 자신들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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