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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관들의 부패는 최고급 사교클럽에서 싹터

중국 고관들의 부패는 최고급 사교클럽에서 싹터

기사승인 2017. 08. 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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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기율검사위 9개 사교클럽 지목, 박멸 나설 듯
중국의 관리 부패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만큼 유명하다. 사정 당국이 아무리 강력한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혹독하게 칼을 휘둘러도 잊힐만 하면 고위 관리들의 대형 부정, 부리 사건이 펑펑 터지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들어서만도 중앙 부처 국장급 이상 관리들이 연루된 부패 사건만 해도 1만여 건 이상에 이른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고 해야 한다.

사교클럽
베이징 소재의 한 유명 사교클럽 내부의 바 전경.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는 비밀의 공간으로 고관들의 부패가 비밀리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제공=신징바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부패 사건이 발생할 때면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굉장히 특징적인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그게 바로 돈푼 깨나 있는 부호들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조성한 최고급 비밀 사교클럽이다. 다시 말하면 일반인은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이곳들을 통해 관리들의 온갖 부패와 비리가 기획되거나 자행된다는 얘기가 된다.

베이징의 유력지 신징바오(新京報)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사정의 컨트롤타워인 중앙기율검사위는 최근 이 비리의 온상 9곳을 딱 집어 거론하기도 했다. 앞으로 확실하게 손을 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이중에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부동산 그룹인 비구이위안(碧桂園)이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판위구에 조성한 호화별장 내의 클럽이 아닌가 보인다. 내부에 수영장을 비롯해 사우나, 식당, 보석전시실 등을 갖춘 초호화 클럽이다. 결국 사고가 났다. 광둥성 정협(政協)의 쑨펑(孫峰) 부주석이 매주 2∼3차례 찾아 질펀하게 놀면서 현지 기업인들로부터 100만 위안(元·1억7000만 원)의 뇌물 수수를 자행한 것이다. 그는 이 일로 체포돼 8월 초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광저우의 또 다른 클럽인 바이윈산(白雲山)풍경구의 핀윈줘(品雲座)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비구이위안 별장의 클럽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소문이 무성하다. 역시 광저우시 서기를 지낸 완칭량(萬慶良)이 이곳에서 향응과 뇌물을 받다 인생을 망쳤다.

같은 광둥성인 주하이(珠海)에도 비슷한 클럽이 두 개나 있다. 화파(華發)회관과 환추진룽중신(環球金融中心)37층이 이에 속한다. 역시 현지의 내로라하는 정관계 인사들이 비리를 자행하는 소굴로 삼다 사정의 칼을 맞았다. 이외에 후베이(湖北)성 스옌(十偃)시의 쥔마오상청(軍茂商城),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의 이허스자(宜和世家)와 후포(琥珀)산장, 베이징의 자오스푸쯔(趙氏父子)클럽, 톈진(天津)의 수리팡(水立坊) 등도 중앙기율검사위에 찍힌 부패 온상의 사교클럽으로 손색이 없다.

당연히 중앙기율검사위는 공안과의 협조를 통해 이 클럽들에 대한 대대적 박멸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잠정 폐쇄되기도 했다. 하지만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의지만 있다면 장소를 옮겨가면서 클럽을 조성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사교클럽에서 자행되는 중국 고관들의 부패 행각은 영원한 현재 진행형이라는 말이 되지 않을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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