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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아프간 개입주의 선언, 파키스탄 중국에 붙는 결과 낼 것

트럼프의 아프간 개입주의 선언, 파키스탄 중국에 붙는 결과 낼 것

기사승인 2017. 08. 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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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ghanistan US Trump <YONHAP NO-4067> (AP)
사진출처=/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롭게 발표한 아프간 개입주의 전략이 오히려 파키스탄과 중국이 밀착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와자 무하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외무부 장관(Minister)이 22일(현지시간) “전세계 어느 나라도 파키스탄보다 테러리즘의 위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나라는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정책 성명은 파키스탄의 이러한 노력과 막대한 희생을 무시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아시프 장관의 이 발언은 전날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 전략 발표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시에서 가진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추가 파병하고 적극적인 공격 전략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예전부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군인들의 생명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철군 번복을 비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서 ‘개입주의’로 입장을 선회한 것.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파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파키스탄이 ‘혼돈의 대리인들(agents of chaos)’에게 피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과 지하디스트 지도자들을 감싸주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는 “더이상 파키스탄이 테러단체에 안전한 피신처를 제공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파키스탄에 수십억 달러의 많은 돈을 지불해왔는데, 그들은 이 돈을 받는 동시에 우리가 싸우고 있는 테러리스트들을 수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이 문명과 질서, 평화를 위해 헌신해야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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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트럼프의 2013년 트윗. 사진출처=/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그러나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있어 군사적 해법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미군의 추가파병과 “싸워서 이기자”는 태도보다는 탈레반과의 평화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 의회의 무샤히드 후세인 국방위원장은 “(미국이) 발표한 정책은 불확실성을 야기할 뿐”이라면서 “이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것은 이미 시도되고, 시험되고, 실패라는 것이 검증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아시프 장관도 22일 데이비드 헤일 미국 대사를 만나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안정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했다. 아시프 장관은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같은날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테러 단체들이 파키스탄 내에 피난처를 갖고 있음을 목격했으며 이때문에 양국간 신뢰가 최근 손상됐다”면서 파키스탄과 협력할 준비는 돼 있지만, 파키스탄이 하는 행동에 따라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 정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국의 외무장관 회담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파키스탄의 앙숙인 이웃나라 인도에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처럼 파키스탄에 가하고 있는 압력이 결국 파키스탄이 중국 쪽에 붙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 관료들은 트럼프가 강한 군사력을 가진 파키스탄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전역 장성 출신이자 국방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임 칼리드 로디는 미국이 자국의 아프가니스탄 전략 실패에 대해 파키스탄을 핑계로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이러한 미국의 행동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과 새로운 정치적·전략적 블록을 형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사업으로 파키스탄에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CPEC)’이라는 이름의 55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등 막대한 경제력을 활용해 파키스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의 리파트 후세인 국방 문제 전문 애널리스트는 “파키스탄이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인도의 이해관계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CPEC)’ 전복을 원하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내 인도 주둔군을 이용해 파키스탄과의 대리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미나 잔주아 파키스탄 외무부장(Foreign Secretary)은 2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아프가니스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양국이 밀접하게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파키스탄은 최전선에서 테러리즘과 싸워왔으며, 테러와의 싸움에 막대한 희생과 공헌을 한 바 있다. 국제사회는 파키스탄의 노력을 충분히 인정해 줘야 한다”며 파키스탄의 편을 들었다. 잔주아 장관은 파키스탄과 중국과의 우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파키스탄은 모든 문제에 있어 중국을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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