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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원지간’ 중국·인도, 미얀마 로힝야 족 문제에는 한마음 한 뜻인 이유는?

‘견원지간’ 중국·인도, 미얀마 로힝야 족 문제에는 한마음 한 뜻인 이유는?

기사승인 2017. 10. 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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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OPIX Bangladesh Rohingya <YONHAP NO-0006> (AP)
사진출처=/AP, 연합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국경지대 도클람(둥랑) 지역을 놓고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등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로힝야족 문제에 있어서는 한마음 한 뜻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서양 국가들과 무슬림 국가들이 아웅산 수치 미얀마 정부를 규탄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인도가 모두 미얀마의 로힝야족 거주 지역인 라카인 주의 인프라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대원 수백명이 라카인 주에서 경찰초소 30여 곳을 급습하고 군 기지 침투를 시도해 군경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미얀마 정부군은 이들을 테러단체로 지목하고 라카인 주 로힝야족 토벌 작전에 나서면서 수백만명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학살을 피해 국경을 넘어 이웃나라 방글라데시로 달아났다.

인도 외무부는 ARSA의 습격이 발생한 다음날 성명을 내고 “인도는 8월 24~25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희생 군경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테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미얀마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심지어 유엔난민기구(UNHCR)에 등록된 난민 1만 5000여 명을 포함한 자국 거주 로힝야족 이민자 4만여 명을 내쫒겠다고 위협해 유엔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국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라카인주 로힝야 사태에 대해 "미얀마 정부를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홍량 주미얀마 중국 대사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8주년 기념 행사에서 “미얀마가 로힝야족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외부적인 환경을 잘 조성해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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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중국석유(CNPC) 홈페이지
인도와 중국 양국은 라카인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는 자국 동북부 미조람 주(州)에서 미얀마의 시트웨 항까지를 도로와 내륙 수로로 연결하는 ‘칼라단 복합 운송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국은 한국 기업 대우인터내셔널이 개발한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미얀마 짜욱퓨 항에서 중국 윈난성까지 잇는 대규모 가스·송유관 프로젝트 및 철도 연결 사업에 자금을 대고 있다.

양쪽 사업 모두 로힝야족이 모여 살고 있는 라카인 주 북부와 연관이 없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투자하고 있는 라카인 주 곳곳에서 발생하는 반군 단체의 공격은 인도와 중국이 모두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가간진트 싱 인도 국방정보국(DIA) 소장은 “만약에 ARSA 테러리스트들이 칼라단 강의 인도 선박을 공격하거나 윈난-짜욱퓨 가스·송유관을 폭파시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우리로서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도는 또한 반군 단체의 부상도 두려워 하고 있다. 인도 정부기관은 ARSA가 방글라데시 반군단체 ‘자마툴무자히딘(JMB)’이나 인도 반군단체 ‘무자히딘’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들 세 단체가 모두 인도의 영원한 숙적 파키스탄의 무장단체 ‘라쉬카르-에-타이바’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라쉬카르-에-타이바는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를 주도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일치한 중국과 인도 양국은 도클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달에도 중국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신흥경제5개국) 정상회의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역내 안정을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해 나가자”는데 동의했다.

인도에 위치한 국제관계개발연구센터(CSIRD)의 비노다 미쉬라 연구원은 “중국은 미얀마 정부를 지지해 지난 30년간 막대한 개발 원조 자금과 군사장비를 공급하며 쌓아온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고 있으며, 인도는 같은 불교문화권인 것과 개발자금 지원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계산”이라면서 “미얀마는 인도의 ‘액트 이스트(인도가 중국의 세력확장에 대항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아시아와의 관계 강화 전략)’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양쪽 모두에 있어 핵심 지역이기 때문에 양국은 미얀마 군부와 문민정부 모두에 깊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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