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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온 런치박스]략슈미 여신에게 축복을! ‘빛의 축제’ 디왈리

[인도에서 온 런치박스]략슈미 여신에게 축복을! ‘빛의 축제’ 디왈리

기사승인 2017. 10. 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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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
19일(현지시간) 인도 힌두교 최대 축제이자 ‘빛의 축제’로 불리는 디왈리가 열렸다. 뉴델리 남부 무니르카의 한 골목에서 소년이 불꽃놀이를 즐기고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19일(현지시간) 인도 힌두교 최대 축제이자 ‘빛의 축제’로 불리는 디왈리(Diwali)가 열렸다.

인도 수도 뉴델리 남부 무니르카(Munirka) 해질녘이 되자 집집마다 장식되어 있던 전구에 불이 들어오면서 밀려드는 어둠을 쫓아내고 있었다. 건물 외관에 화려하게 장식이 된 전구들은 마치 누가 더 화려한가를 비교하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고, 형형색색의 전구들 사이로 일렁이는 작은 촛불들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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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남부 무니르카의 주민들이 디왈리를 기념해 폭죽놀이를 즐기고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주민들은 인도 전통복장인 사리(Sari)와 꾸르따(Kurta)를 입고 해맑게 웃으며 “해피 디왈리!”를 외쳤다. 일부 주민들은 촛불에 불을 키며 소원을 빌기에 여념이 없었다.

잠시 후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불꽃이 하늘로 솟아올랐고 주민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은 물론 동네의 작은 공원에서도 불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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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디왈리를 맞이해 인도 전통복장인 사리와 꾸르따를 입고 불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날은 “해피 디왈리”라며 인사를 건낸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골목에서 불꽃놀이를 즐기고 있는 한 가족을 만났다. 델리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는 빤카즈 도발(Pankaj Doval·39)씨는 “멀리서 사는 친척들이 디왈리를 즐기러 델리까지 왔다. 모두 한마음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다”며 “락슈미 여신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디왈리는 홀리(Holi)·두세라(Dussehra)와 함께 힌두교의 3대 축제로 뽑히며 힌두력으로 여덟 번째 달 카르티카(K?rtika)의 초승달이 뜨는 날을 기준으로 그 이틀 전과 그 이틀 후까지 5일간 인도를 포함한 네팔, 파키스탄 등 인근 국가에서 진행되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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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 때는 동네의 작은 공원에서도 불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 어린이가 불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디왈리의 유래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유래로는 인도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라마(Rama)왕이 악마왕 라바나(Ravana)를 물리친 것을 기념해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온다는 의미로 등불을 피우는 데서 시작됐다는 유래가 있다. 또 다른 유래는 인도의 길고 긴 몬순(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시작될 무렵 힌두교의 부와 지혜의 상징인 락슈미 여신이 집을 돌아다니며 축복을 내려주는데, 여신이 어두운 곳을 싫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등불을 밝혀 여신을 맞이해야 한다고 믿는데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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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를 기념해 불꽃놀이를 즐기고 있는 인도가정의 모습/=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골목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 갑자기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풍압(風壓)이 느껴졌다. 동네 아이들이 ‘알루 밤’이라 불리는 폭죽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이다. 알루 밤이 터지는 순간에는 마치 시가전(市街地)을 방불케 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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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디왈리를 기념하기 위해 불꽃놀이 폭죽을 이용한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난청이 올 것만 같은 알루 밤이 터져도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디왈리를 즐기고 있었다.

무니르카의 이웃 동네인 말비아 나가르(Malviya Nagar), 바산트 쿤즈(Vasant Kunj), 바산트 비하르(Vasant Vihar)등 델리의 모든 지역에서 디왈리를 맞이하는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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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 때는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와 함께 불꽃놀이를 즐기며 보낸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그러나 불꽃놀이가 가져오는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오후 10시를 넘어서자 폭죽소리는 더욱 커져갔고 하늘은 뿌연 연기로 물들기 시작했다. 모든 주민들이 폭죽을 터트리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집 앞에서 조그마한 모닥불을 피우는 것으로 디왈리를 기념하기도 했다. 무케쉬 쿠마르(Mukesh Kumar·51)씨는 “우리 집은 작년부터 폭죽 대신 모닥불로 디왈리를 기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예전처럼 폭죽의 재미를 느낄 수 없지만 가족들과 친척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모닥불로도 충분히 디왈리를 기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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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는 어둠을 몰아낸다는 의미의 축제로 골목마다 촛불이 가득차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무케쉬 쿠마르씨가 디왈리때 폭죽 대신 모닥불을 선택한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대기오염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매년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디왈리를 뽑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나에게는 4살 된 아이가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폭죽놀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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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민들이 불꽃놀이를 즐기며 보낸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모닥불을 피워 디왈리를 기념하기도 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실제 인도정부는 매년 디왈리 직후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30배에 이르는 초미세먼지가 뉴델리 전역을 뒤덮어 시내 5000여 개 학교가 사흘간 휴교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에는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지난 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폭죽판매를 전면금지했다. 그러나 새벽 2시가 넘도록 폭죽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어 올해도 심각한 대기오염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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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왈리 기간에는 집집마다 촛불을 켜놓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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