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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데이터센터 ‘깃발전쟁’, 구글·아마존 경쟁자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 우뚝

동남아 데이터센터 ‘깃발전쟁’, 구글·아마존 경쟁자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 우뚝

기사승인 2017. 12. 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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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픽사베이
구글·아마존 등 미국의 글로벌 IT 공룡들이 주름잡던 동남아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최근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 거물급 IT 기업들이 거침없는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 주도에 나선 것이다.

15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 지역 디지털 서비스의 폭발적 수요 증가에 따라 데이터 센터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 지역의 데이터 센터 시장은 초기 구글과 아마존이 이끌었다. 구글은 2011년 싱가포르 데이터 센터를 세우는 데 1억2000만달러(약 1308억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가 구글·아마존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의 투자 규모를 뛰어넘는 모험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고, 동남아 지역 각 국가의 다양한 규제 요건들 또한 중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내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고객 정보를 국내에 보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지 공략이 필수인 셈이다.

이 지역 데이터 센터 시장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4.7%씩 성장해 2022년 320억달러(약 34조8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반은 예상했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반은 동남아 데이터 센터 시장이 성장하는 주요인에 대해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인구 대국인 신흥 경제국에서 디지털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동남아 지역의 인터넷 경제 성장은 무궁무진하다. 구글과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홀딩스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동남아 인터넷 경제는 올해 매출에서 4배 증가한 2000억달러(약 21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올해 10월 말 말레이시아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구상한 전자세계무역플랫폼(eWTP·Electronic World Trade Platform) 조성의 일환으로, 중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 최초로 지은 eWTP 디지털센터다. 이른바 ‘인터넷 실크로드’로 불리는 eWTP는 인터넷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들에 개방된 무역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수석 부사장이자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장인 사이먼 후는 “말레이시아 데이터 센터의 주 고객은 게임 및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고 정부 부처도 잠재 고객”이라며 “클라우드 컴퓨팅(서버 임대 서비스), 데이터 기술, 인공지능(AI)은 가까운 미래에 모든 기업과 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2015년 싱가포르에 해외 제1호 데이터센터를 설립했으며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 15개국에 확산시켰다. 내년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더 지을 계획이다.

세계적인 통신장비 공급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는 지난달 “태국 동부경제회랑(ECC·Eastern Economic Corridor) 일대에 최소 1000만달러(약 109억원)를 투자해 내년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ECC는 수도 방콕에서 남부 라용을 잇는 지역으로 태국 정부가 아세안의 제조·물류 거점으로 키우겠다며 설립한 경제특구다.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 서비스 업체인 텐센트 홀딩스도 태국 방콕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표 인터넷 검색 업체 바이두는 동남아 지역의 웹 제품을 지역화하는 기술과 정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 2012년 싱가포르에 연구센터를 열었다.

중국기업들이 주도하는 데이터 센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아이와캐피탈마켓의 중국 인터넷 연구 책임자인 존 최는 “중국 인터넷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연구·개발 투자 비용면에서 격차가 여전히 크다”면서도 “막강한 정부 지원·연구 자금 확대·인재 풀(pool) 확보·개인 투자 등으로 몇 년 안에 그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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