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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학살 방관’ 아웅산 수치, 호주서 뭇매…“노벨상 내놔라”

‘로힝야족 학살 방관’ 아웅산 수치, 호주서 뭇매…“노벨상 내놔라”

기사승인 2018. 03. 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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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ASEAN <YONHAP NO-2145> (AP)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1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세안(ASEAN)-호주 특별정상회의에서 개회사를 듣고 있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호주-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호주 시드니에서는 로힝야족 ‘인종청소’ 실태를 규명하라는 시위가 이어졌다. 비난이 집중된 대상은 로힝야족 사태를 방관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이었다. 한때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힘써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받은 수치 자문역이 지금은 인권탄압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호주 공영방송 ABC·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은 18일 시드니 시내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현수막을 펼치고 수치 자문역을 향해 “노벨상 내놔라”는 구호를 외쳤다며 수치 자문역 얼굴에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콧수염을 그린 팻말까지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전날 1박2일 일정으로 개최한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를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아세안 일부 회원국에서 여전히 인권탄압과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1991년 수치 자문역에게 수여된 노벨평화상을 회수하라고 촉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베트남계 호주인 데이비 응우옌은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태국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각국 정부에 항의하고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수치 자문역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불법 이민자’로 간주돼 배척당해 온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인종청소 행위를 방조 혹은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4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인종청소가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호주-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중 일부는 수치 자문역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회의에서 “미얀마 라카인주(州)의 상황은 더는 (미얀마의) 내정 문제로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호주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역내 국가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문제로 비화할 수 있으므로 인도주의적인 프리즘을 통해서만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정한 주거지 없이 떠돌고 있는 로힝야족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에 포섭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도 오는 19일 수치 자문역과의 양자회담에서 미얀마의 인권문제를 언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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