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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새 정부, ‘국가간 고속철 사업’ 등 이전 정부 사업 다수 재검토

말레이 새 정부, ‘국가간 고속철 사업’ 등 이전 정부 사업 다수 재검토

기사승인 2018. 05.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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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HSR) 사업 구간 계획도. 사진출처=/말레이시아고속철도 홈페이지(myhsr.com.my)
독립 후 61년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의 새 정부는 이전 정권에서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 다수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동남아 최초의 국가간 고속철도 사업으로 관심을 모은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HSR) 사업도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일간 더스타 등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계로는 44년 만에 최초로 말레이 재무장관 자리에 오른 림관엥은 22일 취임 후 첫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부채가 1조 링깃(약 27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도한 부채가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나집 라작 전임 행정부는 국가 부채가 7000억 링깃(190조 원) 규모라고 밝혀왔지만, 실제로는 이를 훨씬 웃돌았다는 것이 림 장관의 지적이다. 그는 나집 전 정부가 국가부채 규모를 축소 및 은폐했으며, 부실경영과 비위로 인해 천문학적 빚더미에 오른 국영투자기업 1MDB를 살리기 위해 70억 링깃(약 1조 9000억 원)을 비밀리에 지출한 것 역시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경제 개발 명목으로 2009년 1MDB를 설립한 뒤 이 기업을 통해 수조원의 나랏돈을 빼돌렸으며, 이중 6억 8100만 달러(약 7345억 원)가 총리의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국제적인 스캔들로 번져 미국과 싱가포르·스위스 등에서 여전히 이 자금의 돈세탁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 중이다.

림 장관은 “전 정권은 1MDB 등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 국민을 지속해서 속여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 정부 아래 말레이시아가 국가 부도를 향해 가고 있었지만 현 정부가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새 정부는 전 정권에서 추진했던 대규모 프로젝트 대다수를 재검토 하기로 했다. 재검토 대상 프로젝트에는 외국산 무기 도입과 부동산 개발 사업 뿐만 아니라 동남아 최초의 국가간 고속철도로 관심을 모은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 및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도 포함됐다.

이중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은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싱가포르 주룽 이스트 역으로 향하는 총 길이 350㎞의 고속철로 말레이시아 구간 335㎞, 싱가포르 구간 13㎞로 계획됐다. 이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르를 9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양국 모두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사업비 500억 링깃(약 13조 4000억 원) 이상 투입, 2026년 12월 개통을 예정했던 이 사업은 이번 정권 교체로 사업 재검토에 들어가게 됐다.

이들 상당수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 진행되던 사업들이다. 그러나 아즈민 알리 말레이시아 경제부 장관은 “사업을 살펴보고 조건을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에 거액을 투자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운데 중국 자금은 23억 6000만 달러로, 2013년과 비교하면 3배가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 ‘차이나 머니’ 유입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반감이 심해지면서 지난 9일 치러진 총선에서 나집 전 총리가 이끌던 전 집권연정 국민전선(BN)이 참패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말레이 국민들은 중국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중국이 자국의 철도·항만 등 주요 기간시설의 운영권을 장악해 결국 주권마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의 투자를 반대해 왔다.

한편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24일 나집 전 총리를 재소환해 1MDB 스캔들과 관련해 진술 청취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 인도네시아행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나집 전 총리는 지난 16일 자택과 아파트·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당하기도 했다. 나흘 간의 압수 수색을 통해 경찰은 대량의 사치품과 현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MALAYSIA-PUTRAJAYA-MACC-NAJIB <YONHAP NO-3220> (XINHUA)
사진출처=/신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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