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새벽닭의 첫 울음소리

    누가 바보 같은 행위를 일컬어 ‘닭짓’이라고 빈정거리는가. “지혜가 부족한 사람에게/ 닭대가리라고 놀리는 것을 보았다, 허나/ 필요한 만큼 이상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암탉은 알을 낳고 품어 병아리를 기르고/ 수탉은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을 깨운다…/ 날개깃아래 병아리를 모으는 암탉에게서..
  • [칼럼] 촛불 이후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광장에 백여만 명이 모여드는 평화적인 촛불 시위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시위대가 경찰 버스를 쇠갈고리로 끌어내고 휘발유 주입구에 불을 붙이려는가 하면,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막아야 했던 것이 불과 1년 전의..
  • [칼럼] 몰락의 징후들

    한 나라가 쇠망의 길에 접어들면 예외 없이 불길한 징조들이 나타나곤 한다. 권력의 부패, 지식계층의 분열, 종교의 타락, 민생의 파탄 등이 그것이다. 강대했던 로마는 황제와 귀족의 부패, 공인된 기독교의 타락이 심화된 나머지 동서제국의 분열을 거쳐 서로마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동로마는..
  • [칼럼] 종교개혁의 성(聖)과 속(俗)

    10월은 종교개혁 499주년이 되는 달이다. 종교개혁은 단순한 종교적 사안이 아니었다. 유럽 역사의 진로를 바꾼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의 일대 혁명이었다. 당시의 가톨릭은 전 유럽인의 삶을 통제하는 거대한 정신적 굴레였다. 그 굴레를 풀어헤친 종교개혁은 르네상스와 더불어 중세의 폐쇄..
  • [칼럼] 법 없이 살 수 있는 법률가

    엄마와 꼬마 아들이 공동묘지를 지나다가 “여기 훌륭한 변호사이자 정직한 사람이 누워있다”라고 새겨진 묘비명을 보았다. 꼬마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저기 왜 두 사람을 함께 묻었지?” 훌륭한 변호사는 정직한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을 꼬마아이도 잘 알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다. 미국에는 변..
  • [칼럼] 마지막 해방의 길

    인류역사의 흐름을 한마디로 압축하기는 어렵지만, 그 방향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노정(路程)’이라고 보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개인과 공동체의 자유를 억압하는 갖가지 내면적·외면적 제약에 대한 투쟁이 인류역사의 연면한 발자취다. 재난과 질병, 무지와 가난, 전쟁과 공포로부터 자유를..
  • [칼럼] 제헌절의 개헌론

    1789년 10월 5일 프랑스 절대왕정의 억압통치에 반기를 든 파리 시민들은 국왕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호화로운 거처인 베르사유 궁전으로 쳐들어갔다. 1961년 4월 19일 자유당 정권의 부정부패에 항거하는 시민, 학생들이 대통령 관저인 경무대로 몰려들었다. 권력의 심장..
  • [칼럼] 세 번째 의자

    “내 오두막에는 의자가 세 개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해, 다른 하나는 우정을 위해, 그리고 세 번째는 사람들과 사귀기 위해 놓아둔 것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쓴 의 ‘방문객’ 편에 있는 글귀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숲의 월든 호숫가에 조그만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소로우는..
  • [칼럼] 큰 입, 큰 귀, 큰 눈

    유비는 원소에게, 관우는 조조에게 각기 몸을 의탁하고 있던 불우한 시절, 관우가 원소의 맹장 안량과 문추의 목을 베자 곤경에 처한 유비는 관우에게 밀서를 보낸다. ‘그대와 나는 도원에서 같은 날 죽기를 맹세했소. 어찌 중도에 의리를 끊으리오. 그대가 부귀공명을 바란다면, 내 머리를 조조..
  • [칼럼] '노맨'이 될 용기

    모세의 구전(口傳) 율법을 문자로 기록한 해석서 ‘미슈나’에 ‘만장일치의 사형선고는 무효’라는 규정이 있다. 고대 이스라엘의 최고 의결기구인 산헤드린 공의회도 만장일치의 유죄 판정을 무효로 취급했다. 산헤드린이 예수의 사형을 의결할 수 있었던 것도 공회원 중 누군가가 사형에 반대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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