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 무늬뿐인 서비스
가짜는 필요없다
지난해 인터넷에서는 웹2.0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기반으로 한 검색, 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새로운 서비스들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았다.
웹2.0은 정보, 참여, 공유를 목적으로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열린 인터넷을 뜻한다. 웹2.0 시대에는 대규모로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던 웹1.0과 달리 생활 속 작은 면면들에 대한 정보와 관련 제품 및 서비스가 각광받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는 웹2.0을 표방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 강국, 세계 최고 수준의 국민 1인당 PC 보급률 등 기존 보유한 인터넷 강국의 타이틀과 달리 정작 주요 웹2.0 서비스는 미국에서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이용자가 아닌 기업이 주도해 제작한 동영상 등의 콘텐츠의 비중이 높아 아직 제대로 된 웹2.0 문화가 국내 정착했다고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미국발 웹2.0 열기 전세계 강타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인터넷 시장에서는 웹2.0 서비스가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대표적인 웹2.0 서비스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의 경우 2년만에 약 1억개의 동영상이 게시됐다. 또 블로그 수는 2년간 16배로, 블로그의 월별 게시물 수는 10배로 늘어나 인터넷 저변이 확대됐다.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디피아’ 역시 활발한 이용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웹2.0 열기는 이미 2006년부터 본격화됐다.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은 시가총액 1494억달러로 IBM에 필적하고 있으며 미 검색시장의 47%를 점유하고 있다(2006년 12월 기준). 또 인맥 커뮤니티인 마이스페이스는 이미 2006년 11월 1억3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는 등록 사용자가 2억1000만명에 이른다.
이들 기업 모두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거액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2005년 뉴스코퍼레이션에 6억달러로 인수됐으며, 유튜브는 구글에 2006년 16만5000만달러로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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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은 한국인 임정현씨의 캐논 기타 연주 동영상. |
이 같은 웹2.0 열기는 인터넷을 넘어 전반적인 산업, 경제, 사회의 다양성을 촉진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중을 타깃으로 한 기존 시장과 달리 웹2.0 사회에서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가 틈새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제품 구매가 촉진된다. 기업 매출의 80%가 20%의 핵심 제품에서 창출된다는 ‘파레토 법칙’이 아닌, 하찮은 것으로 간주되던 나머지 80%의 틈새 상품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롱테일 법칙’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오프라인 서점과 비디오 대여점에서 유통되지 않는 틈새 서적과 DVD에서 각각 매출의 25%와 21%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디지털 음악 유통 사이트인 랩소디는 매출의 4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틈새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웹2.0, 한 발 늦었다
우리나라의 웹2.0은 아직 초기 확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싸이월드’, 태그 검색, 지식검색 등 주요 웹2.0 서비스가 일찌감치 국내에 선보인 바 있으나 각 공급 업체의 서비스로만 국한돼 더 큰 발전을 꾀하지 못했다. 이에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글로벌 SNS 서비스로 자리잡았으며 ‘세컨드라이프’ 등 선진화된 웹2.0 서비스까지 선보이면서 ‘한국이 잊혀진 인터넷 강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 싸이월드는 올해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인 중심의 인맥 형성이 폐쇄적이어서 더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 블로그 형태로 싸이월드를 확장하고자 했던 ‘홈2’ 서비스 역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국내 인터넷 시장은 동영상 UCC가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판도라TV가 중요 플랫폼으로 부상했으며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들도 UCC 서비스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포털 중심으로 형성된 인터넷 시장의 구도가 오히려 웹2.0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아직 국내 UCC 시장은 엔터테인먼트에 치중해 다양한 정보 전달 및 공유의 성격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이다. 처음 UCC 시장이 촉발됐을 때 서비스 제공업자들이 직접 정보성 동영상 제작을 주도했으며 지금도 이런 경향이 크다. 그러나 일반인의 동영상 촬영이 일반화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UCC 동영상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 향후 시장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기업의 비즈니스 역시 웹2.0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용자 의견을 원활히 주고받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변경하고 다양한 UCC 공모전 등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UCC를 통한 신예 스타 발굴, 제품 디자인 공모 등은 각 산업 영역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간편한 UCC 제작을 돕는 소형 캠코더 등 관련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 붐을 업고 인터넷 지적도 서비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개인화 웹페이지 제공업체 ‘위자드닷컴’, 메타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 등 다양한 웹2.0 기업들이 영역을 넓히고 있어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앞당기고 있다.
■한국 웹2.0의 숙제
지난해 국내 인터넷에서는 블로그, 검색, 동영상UCC 등 다양한 분야의 웹2.0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웹2.0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웹2.0을 마케팅적으로만 이용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전세계적으로 웹2.0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함에 따라 올해 국내 인터넷 시장은 그동안 뒤쳐진 관련 분야 서비스를 대폭 보강해야 세계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잊혀진 인터넷 강국’의 불명예를 안고 싶지 않다면 여러 분야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창출이 가능한 웹2.0 서비스 개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저작권 문제다. 동영상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는 지난해 업계에서 꾸준히 논란이 돼왔으며 올해 동영상 UCC를 통한 수익사업이 본격화되면 기존 권리자들과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수익모델의 부재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 동영상 UCC 등 대부분의 웹2.0 서비스들이 주로 광고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 유지가 위협받고 있다. 참여와 공유를 기본정신으로 하는 웹2.0의 특성을 반영한다면 여러 업체들이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절실하다.
일반 제조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웹2.0 서비스의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쉬워 변화가 빠른 벤처기업의 신개념 서비스는 발빠른 해외 서비스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웹 2.0의 발전에 따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도 변화해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대중시장이 아닌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된 개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이용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품 개발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미 기업들은 블로그를 통해 신제품을 홍보함으로써 얼리어답터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블로거에게 제품 및 서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회사가 마치 일반 블로거인 양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이슈가 됐던 동영상이 알고보니 특정 기업의 제품 홍보용 영상이었던 경우가 다수 있었는데, 이는 자칫하면 기업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