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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네티즌 “공권력 무섭지 않다”

성난 네티즌 “공권력 무섭지 않다”

기사승인 2008. 05. 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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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투어 등 패러디물 봇물, 촛불집회 웹 생중계도 등장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촛불집회를 생중계하는 BJ류신이 29일 오전 네티즌과 전화연결을 시도하며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화면은 28일 직접 녹화한 촛불집회 장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연행이 잇따르자 이를 풍자한 패러디물이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닭장투어’다. 네티즌들은 속칭 ‘닭장차’로 불리는 경찰 호송버스로 경찰서로 연행되는 과정을 ‘관광’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패러디 사진과 글들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패러디물에는 “함께 해요, 닭장 투어. 즐거운 신분조회. 사진 퍼레이드. 경찰청 제공 요금은 무료”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이 모든 서비스를 받으신 후 아침밥을 먹고 서비스를 마칠 예정”이라는 글들도 있다.

실제 최근 집회현장에서는 자발적으로 호송버스에 탑승하려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가두행진에 빠짐없이 참가했다는 김모(30)씨는 “28일 새벽부터 경찰에 포위된 참가자들이 아예 자발적으로 잡혀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붙잡았다 놓아주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사이에 이를 조롱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후 G마켓’이라는 패러디물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쓴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 패러디물은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료보험 민영화, 한반도 대운하 등 주요 사안을 인터넷 오픈마켓인 G마켓 홈페이지를 빌려 꼬집고 있다.

페이지에는 ‘눈앞에서 잡아준다’는 진짜 한우 상품과 광우병 보험상품, 대운하 극복용 보트, 자가수술 도구 등이 올라와 있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현 정부의 정책들을 제대로 꼬집어서 웃었지만 제발 유머로만 남아주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한 ‘촛불집회 생중계’도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에는 가두행렬이 진행되던 25~28일 500~700여개의 개인 방송이 방영됐다. 시청자수도 하루 평균 40만명에 이르렀다.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 유명한 BJ 롸쿤(본명 나성군ㆍ23)은 지난 9일부터 자신의 노트북에 연결된 웹 카메라와 마이크로 촛불집회 현장을 네티즌에게 생중계 했다. 집회에 참가하지 못한 네티즌들도 실시간 댓글을 달며 집회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BJ 류신(본명 유영기)도 인터넷을 통해 촛불집회를 생중계한다. 그는 시청자들과 전화연결을 하는 등 다양한 방송을 선보여 시청자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인터넷을 통한 가상공간에서 가상 참여를 경험하는 인터넷 시대의 새 시위문화라고 진단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정부가 촛불집회를 강제진압하자 그 불꽃이 인터넷까지 번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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