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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場外에서 만난 사람]왕기춘, “올림픽 시상대 정상에 서겠습니다”

[場外에서 만난 사람]왕기춘, “올림픽 시상대 정상에 서겠습니다”

기사승인 2008. 07. 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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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이 지난 3월 전남 광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4회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겸 2008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73㎏급 4강에서 한판승을 거둔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한판승의 사나이도 매트에 메쳤다. 이제 남은 것은 베이징 하늘에 애국가를 울리는 것 뿐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73㎏급에 출전하는 왕기춘(20·용인대)은 요즘 하루 종일 축축히 땀에 젖은 도복을 벗을 틈이 없다. 이른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 달리기를 시작으로 오전 웨이트트레이닝, 오후 기술훈련까지 빼곡히 짜여진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왕기춘은 “원래 보양식을 따로 챙겨 먹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국가대표에 뽑히면서 다른 선수들이 왜 먹는지 알게 됐다”고 할 정도로 훈련 강도가 높다.

이제 갓 20살이 된 왕기춘이 올림픽 출전 티켓을 손에 쥐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같은 체급에는 2004 아네테 올림픽 유도영웅 ‘한판승 사나이’ 이원희(27·한국 마사회)가 버티고 있었다. 이원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하며 한국 유도 사상 최초로 ‘유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로 왕기춘에겐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왕기춘은 지난 3월 2차 선발전과 5월 최종 선발전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이원희를 잠재우고 베이징 행을 확정 지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매끄럽지 못한 판정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훈련 파트너로 이원희의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우미 역할을 했던 왕기춘이 마침내 한국 남자 유도 73㎏급 최정상에 우뚝 선 순간이었다.

왕기춘은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일본선수에 한판으로 져 아쉬움을 남겼지만 9월 브라질에서 열린 2007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유도 사상 최연소 우승의 기록을 남겼다.

올림픽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 왕기춘은 밤마다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린다고 한다. 올림픽 최고의 순간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갖고 10년 넘게 운동했는데 이제 그 목표를 이룰 때라는 생각에 부담이나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속내를 털어 놓기도 했다.

나이가 어려 큰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왕기춘은 패기와 자신감에 다양한 기술을 더해 반드시 올림픽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며 도복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왕기춘은 ‘기술의 폭발력’을 올림픽을 대비해 마지막으로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상대를 한 번에 매트에 메치는 ‘한판 기술’이 부족하다고 자가진단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세계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판승과 판정승 모두 이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판으로 이기면 그만큼 경기 시간이 줄기 때문에 체력을 아낄 수 있어 큰 기술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큰 일을 앞두고서도 마음 먹기에 따라 부담을 전혀 안 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한 번 신경쓰기 시작하면 끝없이 빠지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말하는 왕기춘은 “남은 기간에 기량 연마는 물론 마인드 컨트롤에도 신경을 써서 꼭 주위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각도를 다졌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8월, 베이징에서 전해질 20살 청년 왕기춘의 시원한 한판승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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