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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로 돌아간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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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0. 03. 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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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보다 잘 사는 사람이 돼라”
[아시아투데이=양승진 기자]11일 입적한 법정(法頂) 스님은 ‘무소유’의 삶을 살다 ‘무소유’로 돌아갔다.

“세상 떠들썩하게 장례 치르고, 사리 줍는다고 재를 뒤적이는가.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 내가 입던 승복 그대로 입혀서, 내가 즐겨 눕던 작은 대나무 침상에 뉘어 그대로 화장해 달라. 나 죽은 다음에 시줏돈 걷어서 거창한 탑 같은 거 세우지 말고 어떤 비본질적인 행위로도 죽은 뒤에 나를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

‘무소유’로 살아온 법정 스님은 이 말 조차도 몹시 부끄러워했다.

17년간 수행했던 조계산 불일암을 떠나 전기, 수도, 전화도 없던 강원도 오두막에 기거할 때도 찻잔 몇 벌, 책 몇 권이 굴러다녀도 ‘너무 많다’며 부담스러워 했던 스님이다.

그런 법정 스님은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이 땅의 참스승’이었다.

‘무소유’ ‘일기일회’ 등 50여가지 베스트셀러를 내고도 그 인세는 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스님은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이라며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법했다.

법정 스님과 친한 이계진 의원(방송인)의 일화다. “저는 이제 돈을 많이 법니다. 스님의 말씀을 어기고 사는 거지요”라고 했더니, 스님은 “무소유란 돈을 벌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번 돈을 움켜쥐고 있지 말라는 뜻이지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남을 위해 잘 쓰면 되는 겁니다”고 했다고 한다.

스님을 따르는 ‘맑고 향기롭게’ 신행단체는 실천과제 중 하나로 ‘나누어 주며 삽시다’를 주창해 ‘부자 보다 잘 사는 사람이 돼라’고 설법했던 스님의 뒤를 따라 무소유 삶에 불을 댕기고 있다.

끊임없는 수행을 강조해왔던 스님이기에 가는 뒷모습마저 맑고 향기롭다.

류시화 시인에게 “강원도의 눈 쌓인 산을 보고 싶다”던 스님을 위해 지난 9일엔 전국에 춘설이 내려 스님을 배웅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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