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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연극 ‘트루 웨스트’서 망나니 형 연기하는 오만석

[아티스트]연극 ‘트루 웨스트’서 망나니 형 연기하는 오만석

기사승인 2010. 12. 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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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작품이니 꼭 찾아주세요”
전혜원 기자]“제가 맡은 ‘리’라는 인물이 맥주를 입에 달고 살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캐릭터라 살을 좀 찌웠습니다.”

연극 ‘트루 웨스트’에서 망나니 형 ‘리’ 역할을 맡은 배우 오만석<사진>이 최근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루 웨스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형과 모범생으로 살아온 동생이 수년 만에 재회해 갈등을 빚다가 결국 찌질한 육탄전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극중 배경은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반듯한 성격의 시나리오 작가인 동생 ‘오스틴’은 사막을 돌아다니며 망나니로 살아온 형 ‘리’가 갑자기 집으로 돌아오자 사사건건 부딪히게 된다.

둘의 갈등은 ‘리’가 ‘오스틴’에게 시나리오 대필을 청탁한 것을 계기로 정점에 치닫고 끝내 맥주를 퍼붓고 빵을 집어던지는 난장판 싸움을 벌인다.

그러는 가운데 겉으로는 서로를 싫어하는 것 같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을 닮고 싶어했던 이들 형제의 속내가 드러나면서, 인간 내면에 담긴 이중성을 은근슬쩍 꼬집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몸무게를 7kg이나 늘렸다고 해 화제를 모은 오만석은 “‘리’가 어떨 때는 밥을 아예 먹지 않다가 어떤 경우엔 폭식을 하는 등 생활이 불규칙한 인물이기 때문에 몸이 잘 가꿔진 멋있는 몸은 아닐 거라 생각해 살을 찌웠다”고 밝혔다.

무대에서 오만석과 호흡을 맞출 상대 배우는 조정석이다. 극중에서 형이 동생을 구타하거나 괴롭히는 장면이 많은 것과 관련해 오만석은 “조정석과는 워낙 서로 친하고 믿는 사이다 보니 미안하다는 마음보다는 작품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이에 조정석은 “살면서 이런 진상을 만나봤을까 싶을 정도로 ‘리’는 연극의 1장부터 9장까지 모두 ‘진상’이다”면서 “때리고, 물고, 살림을 다 때려부수고, 자동차 열쇠를 숨기고, 중요한 거래를 하고 있는데 눈치 없이 껴든다”고 설명했다.

오만석은 “이 공연을 본 관객들이 나중에 동생이 형에게 복수할 때 통쾌하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두 형제의 갈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풍자하는 연극 ‘트루 웨스트’는 미국 극작가 샘 셰퍼드가 1980년대 발표한 블랙코미디다. 정신 라이선스를 맺고 국내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만석은 이 작품에 관해 “꽤 수준이 높은 연극”이라고 소개하며 “각본이 촘촘하고 뛰어나다. 연극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혹은 연극을 전공하는 이라면 꼭 공연장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번 공연의 유연수 연출은 “한 인간 안의 선과 악이 어떻게 표출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면서 “고도로 산업화되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가운데 겪게 되는 인간 소외를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 연출은 “무겁지 않고 재밌는 공연”이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마음을 열고 보면 의외로 쉬운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공연 제작사 악어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 연예 기획사 나무엑터스가 공동 제작한 ‘무대가 좋다’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내년 2월 27일까지 계속된다. (02)764-8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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