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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님 배 걷어차고..차에 구멍뚫고..” 추락한 교권

“여선생님 배 걷어차고..차에 구멍뚫고..” 추락한 교권

기사승인 2010. 12. 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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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교총 홈피에 올려진 교권추락 실태 심각
주진 기자] “담배를 피우고 욕을 하며 대들거나 하루 종일 엎어져서 자고,, 준비물이나 숙제는 가볍게 재끼고, 야단칠라 하면 눈 아래로 내리깔고 ‘니가 어쩔 건데? 날 그냥 놔둬’라는 식의 아이들이 다반사다.”

요즘 교실에서 유행하는 '선생님 몰래 춤추기'
“수업 뒷정리를 하다 뒤돌아 본 사이 한 남학생이 분필과 지우개를 던져 머리에 맞았다. 많은 학생이 보는 앞이어서 수치심 때문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전화상담과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수집한 교권침해 사례다.

학생이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교사를 폭행하고, ‘교사 몰래 단체로 춤추기’ 등 교사 희롱 사례보다 더 심한 일들이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교총이 지난 10월 25일부터 지난달까지 수집한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로 인한 학교현장 내 고충사례’에서 한 교사는 “선생님한테 반발하거나 욕을 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학생은 심지어 여자 담임선생님의 배를 (발로) 차고 도망가면서 ‘때릴려면 때려봐. 신고할테니까’라고 큰소리로 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학교 3학년 영어를 담당한다는 한 교사는 “꾸중한 교사의 차를 송곳으로 뚫고 동전을 던져 차 유리를 깬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는 “수업태도가 불량한 학생에게 ‘부모님께 전화한다’고 하자 ‘선생이 엄마에게 꼰지른다’며 책상을 뒤엎고 교실 앞으로 나와서 교탁을 발로 걷어차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혀를 찼다.

부모가 자녀의 잘못을 지적하는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도 많았다.
  파문이 일고 있는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 캡쳐 사진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지난해 9월 전교조 교권상담실과 전화상담에서 “치마가 긴 학생에게 주의를 주자 다음날 어머니가 교실로 찾아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얼굴을 때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학부모는 사과는커녕 ‘이거면 되겠냐’며 수표를 내보였다”고 말했다.

교총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모두 왕자 공주로 자라나서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본인이 잘못한 것은 쏙 빼놓고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 잘못만을 엄마에게 늘어놓는다”며 개탄했다.

두 교원단체 모두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교권침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문제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학교가 소수의 공부 잘하는 학생 위주로 돌아가 설 자리가 없으니 그러는 것“이라면서 입시위주의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지난달 체벌금지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학생들이 ‘학칙을 어겨도 교사와 학교가 어찌하지 못한다’며 그릇된 해방감을 누리고 있다“며 체벌 허용으로 교사 권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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