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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지진현장-한류열풍 현장도 폭삭

*[동일본 대지진]지진현장-한류열풍 현장도 폭삭

기사승인 2011. 03. 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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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조은주 기자 ] 일본 대지진은 한류 열풍의 현장도 예외없이 강타했다.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발 디딜 틈도 없었던 신오쿠보 지역도 13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한류 스타들의 사진이나 기념품을 사기 위해 수많은 일본인 팬들이 몰려들던 모습은 거짓말처럼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곳은 도로를 가운데 놓고 양쪽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캐릭터 상품을 파는 가게와 한국 식당이 즐비해 주말과 휴일이면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상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거리도 상점 안도 마찬가지였다. 캐릭터 상품에서 일하는 한국인 스탭은 "평소 점심시간이면 가게 안은 한류팬들로 꽉 찬다"면서 "하루 종일 일해도 가게 바닥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북부 강진 이후 첫 주말을 맞이한 이날 가게 안은 찬바람이 돌았다.

한국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종선(31.여)씨는 강진 이후 인사말이 달라졌다고 말하고 있다. 지인을 만나면 "살아계셨네요, 다행이네요"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질 때는 "지진 조심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녀가 기억하는 강진이 도쿄를 덮쳤을 당시의 모습은 처참했다.

"자동차와 큰 트럭이 왔다 갔다하고 건물들이 한꺼번에 요동쳤어요. 지진에 익숙하다던 일본 사람들도 울면서 비명을 질렀어요."

그리고 지진 다음날인 12일 오후까지 끊겼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한국에서 온 부재중 전화가 100통이 넘었다고 했다.

11년째 신오쿠보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훈 사장.
이곳에서 11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이종훈 사장은 서있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손으로 땅을 짚고 있었다면서 건물이 부서지지 않은 게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3일 아니면 16일 이내에 큰 지진이 올 것이다." "이번 지진은 전조일 뿐이다." 등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민박집을 운영하는 한 여성은 기자의 취재 요청에 시원찮은 반응을 보였다.

수도 공사로 바빴기 때문이다. 11일 지진 당시 수도가 고장 났지만 기자가 민박집을 방문한 13일 오후까지도 공사를 할 수 없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찬물도 나오지 않는 상태였지만 JR 운행이 멈춘 날이라 객실을 쓰겠다고 온 손님으로 넘쳐났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은 쉬게라도 해달라고 사정해 객실은 결국 만실이 됐다.
 
그러면서 "수도야 고치면 그만이지만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라며 각 재난방송의 지진 예측을 애써 부정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연재해의 위력을 실감했다”면서 “국적을 떠나 인류의 재앙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NHK는 이날 "3일 이내 규모 6.0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예측하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일본기상청도 오전 12시 경 이번 대지진의 규모를 8.8에서 9.0으로 상향 조정했다.

공식 보고된 사망 및 실종자수는 14일 자정 현재 약 3000명. 하지만 피해가 가장 심했된 미야기현에서만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최종 사망자 수가 수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쿄=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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