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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새제작, 이번엔 정부가 사기치나

[사설] 국새제작, 이번엔 정부가 사기치나

기사승인 2012. 05. 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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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기법 사기극으로 판명돼 지난 2010년 폐기된 제4대 국새대신 다시 만들어 사용한 5대국새가 당초 계획했던 소재가 사용되지 않는등 불량품임에도 행정안전부가 이를 묵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행안부와 제작을 맡은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당초 5대국새를 금 은 구리 아연 이리듐의 오(五)원합금으로 제작한다고 발표하고 지난해 10월 25일 사용전에도 이들 오(五)원합금이 모두 사용됐다고 확인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화학융합시험 연구원이 분석한 5대국새 성분분석보고서를 보면 이들 성분중 이리듐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판정됐다. 한심한 일은 행안부가 지난해 KIST로부터 5대국새를 남품받을때 국방기술품질원이 제출한 감리보고서에서 이를 확인하고서도 이리듐이 들어갔다고 반대로 판정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KIST는 당초 지정된 소재를 모두 사용했다고 거짓말을 했고 행안부는 이를 알고서도 이리듐을 사용했다고 국민을 속인 것이다.

5대국새는 당초 국새디자인 공모당선작과 달리 가로세로가 각 10.1cm여야 하는것이 10.4cm로 커졌고 손잡이는 뭉텅이 기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은 균열현상도 나타났다. 매사마다 이렇게 적당하게 넘어가는 식이니 국정이 허술할 수밖에 없다.

국새는 국가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한다. 과거에는 왕위계승의 상징이었고 지금은 국가중요문서 및 외교문서에 날인하는데 사용한다. 따라서 국새제작은 당대의 최고 기술력과 섬세함을 필요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다루는 행안부와 KIST의 자세에서는 권위나 기술력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가 없다.

3대국새는 1999년 2월1일부터 2008년 2월21일까지 사용됐었다. 2005년 감사원 감사결과, 정부납품 당시부터 균열이 발견돼 새로 제작한 것이 4대국새다. 이것이 민홍규 전국새제작단장이 600년 전통기법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통기법 사기극으로 지난해 다시 제작한 것이 5대국새다.

KIST는 5대 국새는 강도를 높이기 위해 이리듐을 사용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주물업계 관계자는 “합금이 어렵고 값비싼 이리듐을 굳이 사용할 필요없다”며 이리듐없이도 강도를 충분히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기술력이 없는 것인지, 안일한 제작태도때문인지 원인부터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일본의 국새는 금제품으로 1874년에 제작, 지금까지 138년동안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균열은 커녕 영구사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가로세로 각 9.09cm에 무게3.5kg으로 우리 것(가로세로 각10.4cm, 무게3.8kg)과 비슷하다. 국새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당국은 국민을 속일 생각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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