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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민 교수, 화려한 뉴욕의 삶을 버리고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 시작한 이유 밝혀

배상민 교수, 화려한 뉴욕의 삶을 버리고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 시작한 이유 밝혀

기사승인 2012. 10. 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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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4일 오후 7시 방송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                                                     /사진=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아시아투데이 신경희 기자 = '소외된 90%를 위한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로 유명한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가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를 찾았다.

세계 4대 디자인 대회 41회 수상 및 2번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배상민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코카콜라, 3M, P&G, 코닥 등 최고 기업들의 디자인을 도맡으며 뉴욕에서 화려한 디자이너의 삶을 살던 배상민 교수.

하지만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서 "내가 왜 디자인을 하고 있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된 배 교수는 "내가 그동안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들어 왔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즉, 진정한 '필요'가 아니라 순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지독한 상업주의에 대한 회의를 하게 된 것.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으로 문제를 푸는 과정이 본래 디자인의 정의다. 그러나 지금 99%의 디자이너는 극소수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곳에만 자신의 능력을 쓰고 있다" 이런 생각 속에서 배 교수는 2005년 14년 동안의 뉴욕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카이스트에 '사회공헌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나눔 디자인의 가치를 실현하는 상품을 디자인해, 수익금 전액을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나눔 디자인 프로젝트'를 8년째 지속해오고 있다.

나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상품이자 2008년 IDEA 은상을 수상한 '접이식 MP3'는 당시 애플사의 '아이팟'을 누르고 은상을 차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왼쪽)·MC 백지연 앵커                          /사진=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이날 방송에서 그는 이 제품을 직접 보여주며 "(상을 받고도) 크게 축하를 못 받다가 애플을 이겼다는 걸 알고 소문이 나면서 그 해 교수 평가할 때 1등급을 받았다"며 웃기도 했다.

이 외에도 '모기 퇴치용 스프레이', '천연 가습기 러브팟' 등 그가 디자인한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며 그 속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나눔 프로젝트 외에도 제3세계에서 적정 기술을 적용한 적정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시드(See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배상민 교수. 그는 "한 번 주고 오는 게 아니라, 그곳에 하나의 씨앗을 심는 것"이라는 말로 시드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한다.

현재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현지인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디자인을 나누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이런 취지를 공감하는 디자이너들이 동참해 함께 커뮤니티나 연구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27세에 동양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교수가 된 배상민 교수. 이날 방송에서 그는 전미 1위를 차지한 자신의 졸업작품 '사운드 펌프' 덕분에 그토록 빨리 교수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운드 펌프' 덕분에 뉴욕 언더그라운드 클럽계를 평정할 수 있었던 젊은 시절의 일화도 소개했다.

"춤을 좋아해서 클럽에 가면 바로 스피커 앞으로 간다. 그러면 소리가 몸을 때리는데,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강렬한 기분이 드는 거다. 그 순간에 생각이 떠올랐다. 이 강렬한 심장의 박동을 오디오 시스템에 적용하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사운드 펌프가 탄생했다. 이후 사운드 펌프 때문에 유명 디제이들이 나와 협연하자고도 하더라"

한편, 배상민 교수는 마르지 않는 창조력의 비밀은 자신이 18년째 쓰고 있는 '저널'에 있다고 밝혔다. 즉, 이 '저널'은 그에게 "관찰과 성찰"을 지속하게 하는 '아이디어 창고'라는 것. 배상민 교수는 "여기 적힌 것의 95%는 내가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저널을 펼치면 그 답이 보일 때가 있다. 그게 바로 인사이트"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딱 한 줄만 읽으면 그 순간의 조그마한 디테일까지 다 보인다. 이것이 바로 '브레인 트리거 시스템'이다.
   
똑같은 삶을 사는 것 같지만, 그게 메모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라며 열렬한 메모예찬을 펼쳤다.

뉴욕 시절 스스로를 차별화하기 위해 한복을 응용한 옷을 직접 디자인해 입었다는 배상민 교수. "모든 문화유산이 독특한 무기가 된다"는 생각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유별난 괴짜 교수이자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가슴을 가진 디자이너 배상민의 인생이야기는 4일 오후 7시 '사람으로 만나는 세상'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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