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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진의 通통 튀는 정치] 박 대통령이 벗어나지 못하는 아킬레스건

[진경진의 通통 튀는 정치] 박 대통령이 벗어나지 못하는 아킬레스건

기사승인 2013. 03. 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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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트레이드 마크인 원칙과 신뢰, 언젠가는 모순과 불신으로 돌아올 수도
지난해 11월 18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각 캠프에서 생각하는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기사화한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27일자 신문 5면. http://www.asiatoday.co.kr/news/view.asp?seq=732116

당시 문재인 후보의 캠프에서는 문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친노 프레임’을 꼽았다.

‘친노 프레임’은 결국 선거가 끝난 후 민주당 내에서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내에서는 친노 책임론 공방까지 벌였고, 친노 핵심인사는 “친노 그룹은 자숙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당시 캠프에서 예측한 아킬레스건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으로 무엇을 꼽았을까.

바로 ‘융통성 부족’이다. 재미있게도 박 대통령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원칙과 신뢰’를 너무 따진 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박 대통령을 만든 게 바로 ‘원칙과 신뢰’라는 것을 온 국민은 알고 있다.

국민들은 ‘18대 대선 후보 중 정책 공약을 가장 잘 지킬 것 같은 대선 주자’로 박 대통령을 뽑았고, 결국 18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 같은 기대에 부흥하듯 박 대통령도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정치적 소신을 갖고 공식 석상에서 항상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원칙과 신뢰가 가지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당시 한 관계자는 “박 후보는 한번 원칙을 세우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도 “그러나 원칙이 변하지 않는 것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융통성이 없게 돼 마치 동전의 양면 같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약속을 했을 경우 나중에라도 고쳐져야 하지만 약속이라는 이유로 계속 고집할 때에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 대통령 본인 스스로 한번 세운 원칙과 한번 준 신뢰를 져버리지 않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이것을 뒤집지 않아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지 이제 겨우 한 달이지만 초기부터 잡음이 엄청나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인사 문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여론의 눈높이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후보자의 임명을 밀어붙였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부터 시작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새 정부의 자진 사퇴만 벌써 6번째다.



일부 내정자의 경우 야당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조차 반대하고 나섰지만 박 대통령은 이들 중 일부의 임명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내에서는 “박 대통령 나름대로 검증을 해 결론을 내린 사람이니 어지간해서는 주변에서 말한다고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박 대통령의 최대 장점인 ‘원칙과 신뢰’가 동전의 양면이 되는 순간이다.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서는 나오는 이야기가 많다. 그 중 한가지를 적어보자면 박 대통령 마음에 들어 한번 신뢰를 준 인사는 자신의 수첩 한 귀퉁이에 꼼꼼히 적어놓았다가 필요한 순간에 발탁해 함께 일한다는 내용이다.

‘수첩’, ‘밀봉’, ‘비선’, ’불통, ‘자물쇠, ’나홀로’ 인사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들 모두 공식 인사 시스템이 아닌 박 대통령 개인적인 감과 직관에 의존한 인사들이다.

그러니 주변에서도 인선 배경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청와대 대변인들은 인선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선 배경은 전문성을 중시했고, 경력을 보시면 인선 배경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한다.

국민들은 원칙과 신뢰가 있는 박 대통령을 좋아한다. 그리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원칙과 신뢰가 언젠가는 모순과 불신으로 돌아올 수 있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킬레스건 : 치명적인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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