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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봄의 미각...양구 곰취가 남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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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3. 05. 1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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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향에 씹는 맛 일품...17~19일 팔랑폭포서 곰취축제

양구군 동면 팔랑계곡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아주머니들이 곰취를 채취하고 있다. 요즘 곰취는 1kg 한 박스에 1만원이다.

 강원도 양구는 비무장지대(DMZ)가 낳은 천혜의 땅이다.

예전엔 구절양장(九折羊腸) 첩첩산중이고, 군인들만 사는 곳이라는 이유 때문에 소외됐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상황이 확 달라졌다.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뚫리고, 거기에 배후령 터널까지 생기면서 서울에서 1시간30분이면 닿는 힐링의 명소가 됐다. 주말 나들이는 오가는데 2시간이면 부담스럽다. 하지만 양구는 여행 내내 산과 강이 숨바꼭질 하듯 나타나 지루하지 않다.

DMZ 덕분에 청정한 자연에서 나는 농산물 또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 봄나물 대명사인 곰취는 양구를 대표하는 품목이다.   

사람들을 멀게 했던 DMZ이 오히려 청정한 자연을 선물하다니 이보다 더 좋은 복이 어디 있으랴. 
                         /양구=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추운 겨울을 뚫고 이제 막 가녀린 잎을 틔운 곰취. 보기만해도 청량감이 넘친다. 


양구는 북쪽에 있어 사실 봄이 좀 늦다.

하지만 요즘은 봄은 건성으로 있고 계절이 빠른 탓에 겨울의 끝자락인가 했더니 벌써 여름 언저리에 닿아 있다.

금강산 가는 국도변에 있는 노란괴불주머니들도 한낮에는 좀 더운지 가녀린 잎을 늘어뜨릴 정도다. 

양구의 봄은 산나물에서 온다.

그것도 ‘산나물의 제왕’이라는 곰취는 양구를 대표하는 품목이 된지 오래다.

대암산 가는 길목인 팔랑폭포 인근에 있는 곰취마을은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쁜 철이다. 손바닥 만한 곰취를 출하하느라 하루해가 모자랄 판이다.

지난해 이맘 때 열린 곰취축제 때는 물량이 달려 이곳 주민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첫날 2500박스를 준비했는데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 됐으니 기껏 양구까지 온 손님을 빈손으로 보내는 주민들의 심정이 오죽했을까.

올해도 석가탄신일 연휴인 17~19일 팔랑폭포 인근에서 곰취축제를 연다.

지난해 같은 일이 벌어질까 축제를 준비하는 공무원과 마을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양구 곰취가 야들야들하니 맛있다는 소문 때문인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감당할 재간이 없다.

강경구 양구군 관광경제과 계장은 “축제를 준비하며 곰취 생산에 많은 신경을 썼다”면서 “축제기간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했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곰취는 대암산 자락 노지에서도 나지만 일반인들이 먹기엔 향이 강하고 좀 질긴 노지보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곰취를 더 선호한다.

노지에서 나는 곰취가 출하되기 한 달 전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비닐하우스 곰취는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고도 미각을 자극할 정도로 진한 향과 씹는 맛이 남다르다.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양구곰취를 잊지 못해 축제가 지난 후에도 맛 좀 보자며 생산 농가를 괴롭힐 정도다.   

팔랑계곡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날씨가 추운 듯하더니 갑자기 더워지니까 이놈들도 제정신이 아닌지 잎사귀 크기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이곳 곰취마을은 지난해 700kg의 곰취를 재배해 40억원의 고소득을 올렸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해 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축제를 앞두고 곰취 채취에 바쁜 곰취마을 아낙들. 


요즘 곰취는 1kg 한 상자에 1만원이면 된다.

낱개로 세어보면 250장이 넘어 잎사귀 하나에 40원 정도다. 4인 가족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양이다.

민박을 운영하는 한 어르신은 “양구 곰취는 씹는 맛이 다르고 비료나 농약을 안 치니까 그냥 자연을 먹는 것”이라며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라고 말했다.

양구 곰취는 곰취 종류의 하나인 곤달비로 줄기가 둥근 게 특징이다. 각이 지고(홈이 파이고) 줄무늬가 들어가 있는 인근 지자체 곰취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축제 첫날인 17일 오전 곰취 레크리에이션과 곰취 콘서트가 열리고 오후 2시 개막식과 함께 인기가수 김범룡 등이 출연하는 특집 공개방송이 진행된다. 특히 곰취를 이용해 2013인분의 비빔밥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곰취 경매 등 즐거움을 선사하는 행사들이 이어진다.


축제 기간에는 광치자연휴양림을 출발해 솔봉을 거쳐 축제장까지 이어지는 코스에서 진행되는 등반 행사를 필두로 곰취 채취 체험행사, 곰취 떡메치기, 곰취 두부 만들기, 백토 도자기 만들기, 목공예 체험 등 이벤트도 풍성하다.

축제장에 조성되는 자연중심 마켓과 곰취 산채종묘 홍보관, 양구 산나물 판매장에서는 양구에서 생산되는 곰취와 각종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산채푸드코트에서는 각종 산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양구군축제위원회 (033-480-2242, 2229, 2230)

펀치볼 가기 전 곰취마을을 알리는 간판. 


■여행메모

△가는 길=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한 후 46번 국도를 타고 양구읍내로 들어와 제4땅굴, 해안방면으로 가는 72번, 73번 군도를 타면 팔랑폭포로 이어진다.

△둘러볼 곳
= 양구에서는 두타연이 제1경이다. 이곳은 비무장지대이기 때문에 방문 하루 전 12시까지 양구군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입장은 양구읍 중리 명품관에 모여 문화유산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단체로 간다.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고려 때부터 백자를 만들었다는 방산자기박물관(033-480-2664)에서는 자기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양구 시내에 인접해 있는 박수근 미술관(033-480-2655), 국토정중앙천문대(033-480-2586), 양구읍 한반도 섬 습지(양구 서천과 파로호가 만나는 곳), 양구군 동면 팔랑리 산양증식복원센터(033-480-2665) 등도 둘러볼만하다.

양구의 진미인 오골계 구이.

△먹을거리= 광치휴양림 가는 길의 광치막국수(033-481-4095)는 시원하고 부드럽다. 민들레전과 돼지고기 수육도 일품이다. 양구 시내에 있는 석장골오골계식당(033-482-0801)은 갖은 양념에 재워 놓은 오골계를 숯불에 구워 먹는데 고소하고 느끼하지 않다. 양구읍 한우마을(033-481-6464)은 양구에서 키운 한우를 잡아 석쇠에 구워내는 한우 석쇠구이로 유명하다. 동문식당(033-481-1057)은 양구 토속음식인 콩탕으로 유명한 집으로 사골을 우려낸 육수에 콩을 간 국물을 섞어내는 국으로 콩비지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구수하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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