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개원 이후 1년 2개월 동안 새누리당의 ‘입’ 역할을 맡았던 이상일 전 대변인이 20일 유일호 의원에게 대변인직을 넘겨주며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 전 대변인은 지난해 3월부터 당 대변인을 맡았고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대선을 거치면서 계속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20여 년간 신문사에 몸담았던 ‘기자본색’을 드러내며 대변인을 그만두는 순간에도 정치권에 쓴소리를 남겼다.
이 전 대변인은 이날 고별사에서 “대변인을 하면서 실감한 것은 ‘동굴의 우상(偶像)’이 정치권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정치권에 독선적 태도가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동굴 속에 있는 자기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그것만이 옳은 것이라고 여겨서 남의 지각과 경험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여(與)도 그렇고 야(野)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정당에서 계파나 출신지역이 다르면 동굴의 우상에 갇혀 있는 경우도 많다”며 “정치권이 동굴의 우상을 타파하지 않으면 상생·화합·탕평의 정치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대변인은 새 정부의 부실 인사검증 논란이 불거질 당시 청와대를 상대로 강성 비판 논평을 발표하면서 여당의 대변인으로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상일의 기자본색이 살아나는가’라는 내용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
실제 그는 지난 3월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낙마 당시 “도대체 인사 검증을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인지 청와대는 반성해야 하고 책임자들에 대해 문책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같은 달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출국을 시도할 때는 당내의 무관심한 분위기와 달리 발빠르게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강성 논평을 놓고 ‘대변인으로서 당의 입장을 대변해야지 개인적인 돌출행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제 대변인이 아닌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의정활동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변인은 “1년 2개월의 대변인 생활을 성찰하면서 좀 더 성숙한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며 “대변인 활동으로 부실했던 의정활동을 이제부터는 제대로 야무지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