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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치선의 귀농일기 ‘소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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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3. 05.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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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좋은 귀농지 선택 위해선 발품을 팔아야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인 소만(小滿)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작은 것(小)들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습니다.
 
농가의 행사나 세시 풍속뿐만 아니라 농촌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듯 표현하고 있는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4월이라 맹하(孟夏, 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했습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합니다.

이때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 나물은 없어지고 보리 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며 모판의 모는 모내기 할 정도로 자라기 때문에 모내기 준비에 바빠집니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고추 심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게 됩니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이 무렵에 부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리고 입하와 소만 무렵에 행했던 풍속으로는 봉선화 물들이기가 있습니다. 봉선화가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이것을 손톱에 얹고 호박잎, 피마자 잎 또는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입니다. 원래 이 풍속은 오행설에 붉은색[赤]이 사귀(邪鬼)를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첫눈이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선화 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이면 저는 한참 집을 짓고 있을 때입니다. 10여 년 전에 이곳에 농장을 조성하겠다고 마음먹고, 나무를 심으면서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를 놓고, 많은 궁리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황토 흙집을 지으려고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흙집은 아무래도 터지고 갈라질 때마다 보수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것 같아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지어지고 있는 경량목조주택으로 관심을 옮겼습니다. 그때부터 경량목조주택의 세미나와 건축박람회 등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 개별적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매뉴얼대로 잘 지어지면 튼튼하고 따뜻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으며, 퇴직하고 곧바로 3개월 과정의 목조주택 학교에 입교하여 배웠습니다. 함께 배워서 알게 된 젊은 동기생 4명과 함께 작년 2월 말에 시작하여 6월에 끝내고, 사용승인을 받아서 겨울을 났습니다.

결과는 만족입니다. 그래서 귀농하시는 분들의 주택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집 짓는 이야기를 조금 풀어 놓으려고 합니다. 자기가 거주할 집을 손수 짓는 일에 도전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봅니다.

먼저 귀농지를 선택할 때, 농가 주택이 있는 곳이 좋겠습니다. 농가 주택이 있으면 조금 손봐서 사용해도 좋고, 아니면 다시 짓는다 하더라도 전기나 수도가 해결되었을 것이고, 토목공사에서 임야나 전답에 지을 때보다는 많은 절약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어떤 구조의 집을 지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지어지는 집의 뼈대에 따라 조적(벽돌집), 철근 콘크리트, 한옥, 팀버(중목구조), 경량목조, 스틸, 생태건축(황토벽돌, 흙, 흙부대, 스트로베일), 판넬(창고를 짓는 샌드위치 판넬) 등으로 나뉘게 됩니다. 모든 집은 구조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며, 누가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지게 됩니다.
 
귀농지를 선택할 때는 우선 가고 싶은 지역을 압축해야 합니다. 저는 고향인 충남을 선택하였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강원도는 추워서 싫고, 남도는 멀어서 싫었습니다. 고향(충남 서천)과 서울의 중간지대인 당진과 서산지역에서 고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당진에서 물색하기 시작하여 서산과 홍성, 예산, 보령, 서천까지 보았습니다. 내가 가진 돈과 희망하는 땅의 조건이 맞을 리가 없는 것도 모르고 수도 없이 다녔습니다. 1년 정도 다니면서 남향에 배산임수의 양택은 찾기 힘들다는 것과 있다 한들 굉장히 비싸다는 점, 그리고 제 마음에 딱 맞는 땅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땅을 고르는 방법이 있는 풍수에 관한 책 몇 권을 사서 읽었습니다.

결론은 발품을 많이 팔아야 안목이 트이고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귀농해서 하고 싶은 것에 맞는 위치와 토질, 크기를 생각하면서 수 십, 수 백 번 다니십시오. 60~80점 정도의 만족감이 오거든 구입해서 100점 만점의 땅으로 만들어 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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