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민원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시에 보험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금융감독원이 업계에 요구하는 민원 감축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업계가 당면한 한계점을 토로했다.
양 협회의 공통된 의견은 금감원이 보험업계에 내년 말까지 보험 계약의 25회차 유지율을 80%까지 끌어올리라는 요구를 이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개인적인 사정으로 해약하는 경우도 많은 상황에서 무조건 유지율을 80%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생보협회의 경우 별도 법인인 대리점 소속 설계사에 관한 민원이나 설계사와 보험사 간의 고용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은 민원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손보협회는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민원 중 일부는 보험사를 거치지 않고 접수돼 보험사에서는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금감원 접수 민원에 대해 보험사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양 협회는 금감원의 민원 감축 지시사항을 악용하는 사례(블랙컨슈머)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모 정비업체가 보험사와의 정비요금 문제에 대해 금감원에 민원을 접수해 보험사를 압박하라는 공문으로 논란이 됐던 사례를 제시하며 기업소비자 민원을 개인소비자 민원과 구분해 달라는 것이다.
손보협회는 또 의도적으로 몇백건, 몇천건씩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 컨슈머'로 지정된 사람의 민원은 건수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도 전했다.
협회 관계자는 "보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민원 감축은 업계에서도 찬성한다"며 "하지만 민원 감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과 업계가 서로 협의해서 진행을 하는 사안이니만큼 업계 측의 겪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도 이해해달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황인하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 검사기획팀장은 "민원 감축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서로 합심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며 "업계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