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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으로 태어난 오페라 ‘처용’ “한국적 색깔 많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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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승인 : 2013. 05. 2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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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공연
가실(가운데, 소프라노 임세경)을 유혹하는 역신(좌, 바리톤 우주호),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처용(우, 테너 신동원).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26년 만에 처용을 다시 무대에 올리면서 '처용을 압구정동으로 불러내 보자'는 생각을 했다. 1000년의 역사를 지닌 '처용설화'에서 벗어나 파격적이면서 현대적인 무대, 의상은 물론이고 음악에도 실험적 요소를 많이 집어 넣었다. 또한 처용에 한국적인 색깔을 많이 담으려 노력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서울 파이낸스센터 지하에서 진행된 국립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처용' 기자간담회에서 '처용'의 원작자인 이영조 작곡가가 이번 극의 포인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왼쪽부터) 역신 역을 맡은 바리톤 우주호, 가실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 처용 역을 맡은 테너 신동원, 작곡가 이영조, 지휘자 정치용, 연출가 양정웅.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이영조 작곡가는 "서양의 음악 기법인 '오페라'라는 그릇 안에 우리의 소리를 담고자 했다"면서 "현대적 감각과 한국적 소재가 만나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보여주고 예술적으로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즉,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음악들은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시도가 결합 돼 일반 관객이 듣기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통해 예술의 발전을 꾀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를 맡은 지휘자 정치용은 "지휘자 입장에서 본 '처용'은 음악적 부분으로만 본다면 독일 오페라 바그너를 연상시키는 미디엄이 살아 있는 극"이라면서 "바그너 식의 다이나믹함과 긴장감이 극 전체에 흐르면서도 요소 요소마다 우리나라 전통의 민속적 색이 확실하게 묻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적 색이 들어갔다고 하면 세련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지만 '처용'은 직접적으로 한국적 색을 드러내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극 속에서 전통적 색채가 표출되는 극"이라면서 음악적 부분에서도 상당 부분 한국적 색채가 가미 됐음을 시사했다. 

'처용'의 연출을 맡은 양정웅 연출가는 이번 극에 녹아 있는 한국적 색채에 대해 더욱 직접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왼쪽부터) 작곡가 이영조, 지휘자 정치용, 연출가 양정웅이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페라 '처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양 연출가는 "극과 음악에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색채를 많이 입힌 것처럼 극의 주제와 전체적인 연출 방향, 무대, 의상 부분에서도 이러한 색채를 입히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처용의 배경은 '눈부신 황금의 나라'로 알려진 신라시대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은 빈곤한 현시대의 모습이 멸망에 이르는 신라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무대 콘셉트를 '황금 감옥'으로 잡았다"면서 "무대 전면에 황금 무대를 설정해 놓고 우리 시대 서울의 청담동, 압구정, 명동 등 화려한 거리를 배경으로 해 물질만능주의에 휩싸인 현대인의 자화상을 주제에 반영했다"고 한다. 

이어 "극 중 나오는 스님들의 합창과 연등 장면을 비롯해 꽹과리 연주, 세 여자귀신과 스님의 무대 의상 등 우리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노력했다"면서 "특히 의상은 한복이 아닌 현대적 디자인 안에 옷감, 문양, 재질 등을 통해 한국 고유의 색채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 역신 역할을 맡은 바리톤 우주호는 "역신은 인간의 내면이 원하는 쾌락, 나쁜 욕망을 끄집어 내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처용과 가실의 의지를 뭉개고 짓밟는 사악한 캐릭터"라고 설명하면서 "그런 역신의 모습이 어쩌면 21세기 한국의 타락한 모습을 우회적으로 나타내면서 관객들에게 일정 부분 힐링을 제시해 주는 것 같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제 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선정된 오페라 '처용'은 오는 6월 8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회 공연된다. 테너 신동원이 처용 역을, 소프라노 임세경이 가실 역을 맡고 바리톤 우주호, 베이스 전준한, 바리톤 오승용, 박경종, 소프라노 김지현, 고승희, 메조 소프라노 홍유리가 출연한다. 

티켓 1만~10만원. 문의(02-586-5282)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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