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로스쿨이 출범한지 5년이 지났지만 ‘다양한 출신의 법조인 배출’ 등 로스쿨 도입을 통해 달성하려던 목표들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반면, 사법시험 합격자와 비교할 때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이 상대적으로 법률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법조인력의 다양화’였다. 대부분의 판·검사 변호사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천편일률적인 과정을 거치다 보니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지닌 법조인이 배출되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로스쿨 출범 이후 5년 동안 로스쿨을 지원한 학생들이나 실제 로스쿨에 합격한 학생들의 경력을 확인해보면 오히려 법학전공자의 비율이 계속 증가해왔음을 알 수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로스쿨 출범 첫해인 2009년 1998명의 합격자 중 법학전공자는 687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34.38%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0년에는 2000명 중 753명(37.65%)으로 오히려 9.6% 증가했다.
법학과 출신 로스쿨 합격자는 2011년 전체 합격자 2092명 중 1028명으로 절반 가까운 비율(49.14%)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2092명 중 1131명(54.06%)으로 마침내 절반을 넘어섰다.
이 같은 현상은 사법시험 폐지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해 법학 전공 합격자 수는 1162명으로 전체 합격자 2099명의 55.36%를 기록했다.
반면 법학계열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던 상경계열 합격자 비율은 2009년 첫해 15.92%에서 2010년 13.9%, 2011년 11.85%, 2012년 11.57%까지 꾸준히 감소하다 올해 9.53%까지 떨어졌다.
상경계열 다음으로 높은 합격자 수를 기록했던 사회계열 역시 10~13%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로스쿨 합격생 중 공학계열 합격자 비율은 전체 합격자의 5.1%, 자연계열의 경우 2.86%에 불과하다.
로스쿨 교수 A씨는 “그동안 로스쿨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법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풍부한 법학과 출신이나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몇 년 내로 법에서 정한 상한인 70% 수준까지 법학전공자의 비율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26조(학생구성의 다양성)는 1항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를 입학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뒤 2항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은 입학자 중 법학 외의 분야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입학자의 3분의 1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물론 로스쿨을 유치한 국내 주요 대학에서 법학과가 사라진 만큼 법학 전공자의 비율은 장기적으로는 점차 줄어들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로스쿨 도입의 취지에 어긋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로스쿨 도입에 반대했던 입장에서는 사법시험의 경우도 합격자 수가 늘어나면서 법학 이외에 다른 과목을 전공한 합격자의 수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에, ‘다양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반드시 로스쿨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