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박인비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01타를 기록,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를 벌였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박인비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떨구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올 시즌 다섯 번째로 리더보드 정상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박인비는 2001년과 2002년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세운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5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LPGA 투어가 이번 시즌 14개 대회를 더 남기고 있어 박인비의 다승 기록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출발한 박인비는 6번홀(파3)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상승세를 탔다. 공동 선두로 시작한 유소연도 전반에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유소연이 13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적어내 박인비가 기회를 잡았다. 이 홀에서 유소연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5m짜리 파퍼트를 놓쳤다. 이후 두 차례나 퍼트를 더 하면서 2타를 잃었다.
이 사이 박인비는 14번홀(파4)에서 2m 거리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해 미야자토 미카(일본)와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박인비는 18번홀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세 번째 샷을 홀 2m에 붙인 뒤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유소연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7번홀(파3) 버디로 우승 희망을 살린 유소연은 18번홀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한 타를 줄이고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같은 홀에서 계속된 연장전에서 박인비는 세 번째 샷을 홀 1.2m에 붙였고, 유소연의 세 번째 샷은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졌다. 버디를 노린 유소연의 어프로치샷이 홀을 살짝 비껴 나간 뒤 박인비가 내리막 경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려 우승을 확정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음 주 열리는 US여자오픈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아직 롱 게임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이점을 보완해 다음 주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와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은 10언더파 20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