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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NHN 한게임 ‘도박개장’ 혐의 내사

[단독] 검찰, NHN 한게임 ‘도박개장’ 혐의 내사

기사승인 2013. 07. 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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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 지난달 관련인 조사...검찰 본격 수사 땐 치명타 불보듯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NHN 본사


아시아투데이 최석진, 남궁민관 기자 = 검찰이 NHN이 운영 중인 국내 최대 인터넷 게임 사이트 ‘한게임’의 ‘도박개장’ 혐의에 대해 최근 내사를 벌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월 ‘한게임 내에서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고발 사건에 대해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각하’ 처분한 바 있다. 5개월여 만에 기존 입장을 바꿔 내사를 벌인 것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조재연 부장검사)는 지난달 말 이창근 세잎클로버(인터넷도박방지위원회) 위원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9일 대검찰청에 김상헌 NHN 대표와 이은상 한게임 대표, 김근회 지플러스 대표 등 3명을 △도박개장죄 △도박방조죄 △사기죄 등 3가지 혐의로 형사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다.

당시 이 위원장의 고발 내용은 한게임이 지난 12년간 웹보드 게임인 고스톱·포커 게임을 운영하면서 이용자가 사실상 이기기 힘든 사기성 프로그램(일명 ‘탄패’)을 통해 이용자들이 현금을 주고 구입한 게임머니를 잃게 하는 방법으로 돈을 편취해 막대한 이익을 취득한 것은 ‘사기죄’에, 같은 달 2일 한게임 내 바둑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이 영국프리미어 축구 경기 결과를 놓고 마치 스포츠토토처럼 현금화가 가능한 사이버 바둑머니를 걸고 베팅하도록 조장한 것은 ‘도박개장죄’ 내지 ‘도박방조죄’에 각각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검찰청은 사건을 인지 수사부서인 특별수사부나 컴퓨터·인터넷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첨단범죄수사부에 배당하지 않고 의약비리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배당했다.

그리고 수사를 담당한 허모 검사는 피고발인인 김 대표 등은 물론 고발인 조사도 한 차례 하지 않은 채 같은 달 30일 사건을 ‘각하’ 처분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69조에 따르면 △고발인이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소재가 불명해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거나 △고발 내용 자체에서 범죄가 성립하지 않음이 분명한 경우 △수사와 소추할 공공의 이익이 없거나 극히 경미한 경우 등에 ‘각하’ 처분을 하게 된다.

당시 검찰의 ‘각하’ 사유는 ‘고발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장은 ‘어차피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항고를 하지 않았다.

김상헌 대표와 이은상 대표에 대한 이 같은 검찰 고발 사실은 KBS를 통해서만 보도됐을 뿐 이후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이나 불기소처분 사실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NHN이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가 ‘공룡’ 포털이라고 불리고, 한게임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사 대표들에 대한 검찰 고발 사실이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은 것은 매우 특이하다.

이처럼 한게임의 ‘도박개장’ 의혹에 대해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검찰이 최근 고발인 이 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것이다.

검찰 조사를 받은 이 위원장은 “나도 검찰에서 몇 달 만에 갑자기 연락이 와 놀랐다”며 “한게임이 도박사이트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출하고 충분히 설명을 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수사관이 ‘한게임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의 경우 사이버 게임머니가 화폐가치가 있다는 점만 입증되면 도박개장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한게임에 대한 수사 개시 여부에 대해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범죄수사센터에서 모니터링을 하는 과정에서 NHN이 운영하고 있는 한게임 사이트에서 도박이 이뤄진다는 내용의 글들을 확인해 첨단범죄수사부 검사에게 보고를 했고, 해당 검사실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트 운영자를 불러 일단 얘기를 들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당시 수사관이 ‘지난번에는 너무 광범위하게 고소를 하셔서 각하가 되셨네요’라고 했다”면서 “첨단범죄수사부가 앞서 대검찰청에 고발한 사건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한게임 고스톱·포커를 통해 오가는 사이버 머니가 환전상을 통해 손쉽게 현금화되고 24시간 이용가능 한 온라인 게임의 속성 탓에 많게는 수억원을 잃었다는 피해자가 속출하는 상황[본지 5일자 2면]이지만 아직 한게임의 도박성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스톱 머니, 포커 머니를 아바타에 끼워 팔며 매년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려온 한게임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경우 NHN은 신뢰도에서 치명상을 입고, 이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게임 캡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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