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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기발하고 환상적인 웨스 앤더슨의 동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동영상] 기발하고 환상적인 웨스 앤더슨의 동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기사승인 2014. 03. 3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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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TV] 예술영화계의 새로운 흥행 역사 써

 

별점 : ★★★★★

추천의 한 줄 : 역시 웨스 앤더슨. 짱짱맨~

아시아투데이 장안나 인턴기자 = 이토록 풍성한 영화가 있을까. 독특한 스타일에 뛰어난 미장센, 발칙하나 안정된 이야기, 화려한 배우진으로 중무장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볼거리 씹을(?)거리 많은 만찬 같은 영화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개막작, 심사위원 대상이라는 영예를 안기도 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개봉상영관 62개에서 6일 만에 152개로 확대, 전체 예매율 3위를 기록하며 예술영화로서는 기특한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영화는 1927년 동유럽 상상국가 주브로브카 공화국, 고색창연한 멋이 서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여기엔 외로운 귀부인들의 가까운 친구이자 애인인 호텔 콘시어지 구스타브(랄프 파인즈), 그의 제자인 호텔 로비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가 있다. 어느 날 구스타브의 단골 고객인 대부호 마담 D(틸다 스윈튼)가 갑자기 사망한 후, 살인 누명을 쓴 구스타브와 그를 돕는 제로에게 일어나는 기상천외하고 황당무계한 사건들을 골자로 한다. 영화는 내내 동화처럼 과장되고 비현실적 장면과 미스터리한 사건 전개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 작품에 한층 빠져들게 한다.

맛있는 요리 뒤에는 훌륭한 요리사가 있게 마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뒤에는 ‘웨스 앤더슨’이라는 거장이 있다.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1998)에서 <문라이즈 킹덤>(2012)까지. 그는 심각하고 무거운 재료를 가볍고 아름답게 조리할 줄 아는 일류 요리사다. 웨스 앤더슨 특유의 유희적인 감성을 맛 본 관객들은 한편의 동화책을 읽는 환상을 선사 받는다. 그가 전작에서 재기발랄함과 유쾌한 감성을 뿜어냈다면, 이번 영화에는 대중성까지 가미한 완벽한 요리를 창조해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어떤 맛일까. 가장 강력한 맛은 두말할 것 없이 ‘미술’이다. 다양한 색감, 섬세한 소품들이 향기롭고 달콤한 맛을 풍긴다. 구스타브가 애용하는 ‘오 드 파나쉬’, 아가사가 만드는 달콤한 케이크처럼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소품들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철저한 좌우대칭의 화면구성과 동선 등 앤더슨만의 탐미주의적인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형식적인 측면도 빼 놓을 수 없다. 영화는 1920년대 후반에서 1930년대, 1960년대, 1980년대, 그리고 현대까지 총 5개의 시대를 오르내리는 액자식으로 전개되는데, 1.37:1에서 1.85:1, 와이드 스크린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화면비로 구성하며 특유의 섬세한 스타일을 스크린에 투영한다.

아이러닉하게도 이 환상적인 동화는 1930년대에서 1960년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의 유럽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국가명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나치즘과 파시즘이 만연했던 곳, 전쟁의 기운이 일렁이던 그러나 예술이 호화로웠던 시기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클림프, 에곤쉴레를 연상케하는 화가 혹은 슈테판 츠바이크 같은 작가 등 당대의 수많은 레퍼런스들이 흥미롭게 녹아있는 모습에서 앤더슨이 들려주는 ‘그 때’를 관객들도 몸소 체험하게 된다. 영화 말미에 밝혔듯이 그는 세계 1,2차 대전의 수기인 슈테판 츠바이커의 ‘어제의 세계’에 대단한 영감을 받았다. 책 속에 존재하는 긴박하고 찬란했던, 그러나 앤더슨 자신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당시의 공기를 독특한 상상으로 스타일리쉬하게 건축해내며 관객을 '어제의 세계'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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