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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안보 공백 ‘책임자가 없다’

[기자의눈] 안보 공백 ‘책임자가 없다’

기사승인 2014. 04. 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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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 사라진 명언
윤희훈
윤희훈 정치부 기자
‘아무도 없다.’

적 무인항공기가 영공을 유유히 돌아다닌 사실이 드러나며 심각한 안보 공백을 드러냈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최근 북한의 무인기가 경기도 파주, 강원도 삼척, 백령도 등 우리 전방 지역 곳곳에서 발견됐다. 추락한 무인기만 발견됐다는 점에서 북한군의 무인기 정찰은 이 외에도 수차례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우리의 방공 감시 체계의 구멍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으로 군의 대비태세를 총괄하는 국방부 장관부터 합참의장, 각 지역의 군단장 급의 책임 소재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책임을 묻는 군인이 아무도 없다.

오히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현재 초보적 사진촬영 정도라면 구글 사진과 유사한 수준이므로 아직 안보상에 심각한 위협으로는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때도 그랬다. 북한군의 기습으로 우리 용사 46명이 전사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당시 감사원은 직무감사를 벌여 장성급 13명을 포함해 총 25명의 장교에게 징계를 하라고 통보했지만 지휘라인에 있던 장성급들은 가벼운 징계를 받거나 징계유예처분을 받았다. 최원일 함장 역시 징계유예처분을 받았다.

안타까운 46용사의 젊은 목숨은 우리가 숭고히 기려야할 대상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임자에게 명백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군 기강을 세우는 데 ‘신상필벌’은 확고한 원칙이다.

학군장교 초군반 당시 ‘경계’ 과목을 들으면서 귀에 박히도록 들은 말이 있다.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

이 말의 무게를 양 어깨에 무거운 별을 달고 있는 장성들이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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