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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감사위원 이사회 “문제없다”더니..잇따르는 보험사고

낙하산 감사위원 이사회 “문제없다”더니..잇따르는 보험사고

기사승인 2014. 04. 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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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비전문가로 꾸려진 보험사 감사위원회..모든 안건에 찬성만 남발
사본 -클립보드 이미지
보험사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감사위원회 및 이사회의 낙하산 인사와 거수기 행태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효과적인 내부통제를 위해서는 영업부서·준법감시·감사의 3중 체계 또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이 추가된 5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16일 아시아투데이가 9개 대형 상장 생명·손해보험사가 지난달 말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니 29명의 감사위원회 구성원 중 학계 출신 비중이 3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융감독원 및 정부 출신이 각각 27.5%로 뒤를 이었다. 일반 금융사 출신은 10.6%에 머물렀다.

특히 일부사는 해양관광개발공사, 국방부, 산업의학연구소, 언론홍보 등 금융·보험과 관계가 없는 정부 인사들과 교수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대통령 경제수석실 행정관 등 정치권 인사도 있다.

금융당국과 정부의 낙하산이 아니면 비전문가가 대부분인 셈이다.

특히 삼성화재해상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동부화재해상보험·LIG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의 상근감사위원은 모두 금감원 출신이 포진했다.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만 금감원 출신이 감사위원회에 단 한 명도 없었다.

최근 금융사고가 일어난 보험사들의 경우, 직원의 30억원 허위 보증 사실이 드러난 한화생명보험의 감사위원회 구성원 중 문성우 위원장은 법무부, 정택환 상근감사위원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국방부, 김광남 사외이사는 한화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예금보험공사 출신이다.

소속설계사의 4억원대 횡령 사기가 적발된 삼성화재의 감사위원회는 손병조 전 관세청 차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조병진 전 금감원 국장과 윤영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과 교수가 감사위원이다.

특히 이들 2개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한 ‘사외이사 활동내역’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사외이사들이 감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이사회 안건을 반대 의견 없이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화생명은 ‘일부찬성’과 ‘일부반대’가 각각 한 건씩 있었다.

말 그대로 ‘거수기’인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 권역을 가리지 않고 내부통제가 미흡할 경우 최고경영자까지 엄하게 벌하겠다”며 “신뢰를 잃은 금융사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사 조직이 경영진의 내부통제 운영이 아닌 임직원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자체를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내부통제 역할을 구분해 정립해야 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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