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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130억 유상증자 ‘딴 속셈’ 있나

웅진에너지 130억 유상증자 ‘딴 속셈’ 있나

기사승인 2014. 0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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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용 웨이퍼 시설 가동률 12%…'시설 업그레이드' 명분 상충
웅진에너지 매각시 오너가 2세들 시세차익 올릴 가능성 높아
매각 안하면 두 형제 '2세 경영' 본격화 신호
웅진그룹 태양광 사업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시설 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업 내실 다지기’가 아닌 ‘오너가(家) 잇속 챙기기’라는 지적이다.

우선 시설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를 한 것은 올해 안으로 웅진에너지를 매각하겠다던 당초 그룹 측 회생계획안과 배치된다. 아울러 국내 대부분 업체들이 리스크가 큰 태양광 사업 확장에 소극적인 데 반해 오히려 추가적인 시설 투자에 나선 것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에너지는 시설자금 100억원, 운영자금 30억원 등 총 130억원의 자금 마련을 위해 제3자배정 방식으로 총 597만7011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시설자금은 ‘기존 설비 업그레이드’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웅진홀딩스에 459만7701주, 윤형덕 웅진씽크빅 경영전략실장과 윤새봄 웅진홀딩스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각각 68만9655주씩 배정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그룹 지주사와 오너가 2세들이 계열사 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년 4개월 만인 올 2월 법정관리를 끝낸 웅진홀딩스가 자금 부담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웅진에너지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시설마저도 100% 활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설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나서는 게 설득력이 떨어져서다.

지난해 개별 기준 웅진홀딩스의 유동비율은 79.4%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2012년말 29.7%보다는 나아졌다고 하나 안정권 수준은 아니다. 더구나 유상증자에 100억원을 투입하게 되면 76.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도 332.9%로 아직까진 불안한 상태다.

매출액은 지난해 1683억1100만원으로 2012년에 비해 36.9%나 감소했고, 지난해 영업에서 165억1000만원의 이익을 올리며 2012년 524억2400만원의 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불안한 상태인 건 마찬가지다.

게다가 태양전지용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의 지난해 웨이퍼 출하량은 52MW로 2012년 190MW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60~70%에 달하던 웨이퍼 생산 시설 가동률이 지난해 12.2%까지 떨어진 결과다.

이처럼 기존 시설의 가동조차 대폭 줄인 상황에서 시설 업그레이드를 위해 자금 조달을 한다는 점이 선뜻 납득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이번 유상증자는 웅진에너지 측이 밝힌 입장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오너가가 잇속을 챙기려다 애먼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초 내놓은 회생계획안대로 올해 웅진에너지를 매각하게 되면 이번에 새롭게 지분을 취득한 웅진홀딩스나 윤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권 이전 과정에서 최소 몇 배의 시세차익을 거둘 것 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매각을 하지 않는다 해도 윤 회장으로부터 웅진홀딩스의 지분을 모두 넘겨받은 형덕·새봄 형제가 웅진씽크빅과 더불어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하는 웅진에너지의 지분까지 새롭게 취득하며 사실상 2세 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로 기존 최대주주인 웅진홀딩스는 38.86%, 윤 실장과 윤 CSO가 각각 0.95%씩 웅진에너지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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