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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안산단원고에선 학부모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이...

[진도 여객선 침몰] 안산단원고에선 학부모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이...

기사승인 2014. 04.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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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생사 확인 못한 학부모들 오열
빠르지 않은 사고 대처에 학부모들 점점 격앙돼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 소식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연신 가슴을 졸이며 눈물을 훔쳐야 했다.

이날 오후 안산단원고 현장은 수학여행을 떠난 아들·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는 학부모들과 상황파악에 나선 교직원들, 앞서 임시휴교령으로 하교했다가 학교로 다시 돌아온 1·3학년 학생들 및 이웃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카의 생사를 확인하러 학교를 찾았다는 이모 김모씨는 “방송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고 부리나케 조카의 엄마와 뛰어왔다”며 “애엄마는 벌써 실신해 입원했고 내가 현장에 가봐야겠다”고 말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수학여행 출발 전날부터 조카가 기상 악화로 가기 싫다고 했는데 억지로 가더니 이 사단이 났다”며 “전원구조확인됐다는 발표를 절대 못 믿겠다. 내 두 눈으로 조카가 잘 있나 확인해야겠다”고 말하며 울분을 토했다.

단원고 측에서 유선으로 직접 확인한 구조 학생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학부모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생존이 확인된 2학년 3반 양정원 학생의 어머니 문석연씨는 “오전 10시47분에 처음 딸에게 전화를 받고 그 후 한 번 더 전화가 와 딸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젯밤에 안개가 심하게 껴서 못 올 것 같다고 할 때 무척 불안하긴 했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생존 명단에서 자식의 이름을 확인하지 못한 한 학부모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고, 또 다른 학부모는 “날씨가 안 좋으면 수학여행을 보내지 말아야지!”라며 학교 교무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거칠게 항의했다.

본교 4층 대강당에는 100여명의 학부모가 자리해 속보 뉴스를 지켜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고 이내 한 학생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들은 일제히 상황반이 차려진 3층 교무실로 뛰어내려가 소리질렀다.

교무실을 향해 소리를 지른 이모군의 학부모 이모씨는 전날 아들이 보내 온 사진을 공개하면서 “전날 아들이 찍은 사진만 봐도 기상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과 나눈 마지막 메신저 내용도 공개했다. 내용에는 “날이 흐려서 잘 안보이고 사진도 많이 흔들렸다”며 “지갑 잘 챙기라”는 아버지의 따뜻한 당부가 담겨 있었다.

이후 16일 오전 8시 이모씨와 아들은 통화를 나누다 끊어졌고 아버지는 한 시간 뒤 다급한 마음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들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 2시 30분 이희훈 안산단원고 교무부장이 공식적으로 침몰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구조하겠다고 말했지만 학부모들은 좀처럼 최신화 되지 않는 ‘생존 확인 명단판’을 바라보며 울고 또 울며 교무실을 향해 소리 질렀다.

한 학부모는 생존 확인 명단표에서 아무색도 표시 안 된 부분을 생존자로 착각하고 안도했다가 이내 색깔로 구분되는 이름이 생존 확인 명단이라는 것을 듣고 그자리에 주저앉았고 또 다른 학부모 여럿은 굳게 닫힌 교무실 문을 몸으로 두드리며 고함을 질러댔다.

단원고 관계자는 “어젯밤 여객선이 출발할 때 안 좋았던 기상상황은 해경의 연락을 취해 허가를 받은 부분”이라며 “학부모님들께 죄송하고 학생들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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