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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3000건 전화받는 은행 콜센터 직원들…“감옥같다”

한 달 3000건 전화받는 은행 콜센터 직원들…“감옥같다”

기사승인 2014. 04. 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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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통장 설명까지 성희롱으로 이용하는 악성 민원인들
은행 콜센터
은행 콜센터 직원들이 1인당 한 달에 3000여건에 달하는 전화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은행의 경우 한 달 동안 콜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는 160만건을 넘었다. 은행 콜센터 직원들은 이 같은 살인적 업무속에서 각종 성희롱 등 심각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였다.

17일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수영씨의 석사논문에 따르면 2012년 2월 한달 간을 분석대상으로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기업, 농협, 산업은행 콜센터에 걸려온 전화는 KB국민은행이 166만8775건으로 조사대상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은행이 155만5880건, 신한은행 90만6629건 등 100만건을 오르내리는 상담전화를 받았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75만여건, 79만여건의 전화를 받았다.

은행 콜센터 직원 1명이 하루 평균 처리한 상담전화 건수도 국민은행이 13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 달로 환산할 경우 1인당 2877건의 전화를 받고 있는 셈이다.

하나(120건), 농협(114건), 신한(111건), 산업(110건), 기업(109건) 은행도 하루 100건이 넘는 통화를 1명의 직원이 담당했다.

콜센터 직원들의 감정상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콜센터 직원들의 감정상태를 150명의 상담직원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와 4명에 대해 심층면접 조사한 결과에서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한 콜센터 직원은 “공장의 기계 돌아가듯 일을 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진지 오래”라며 “모든 매 순간이 체크되면서 CCTV 아래 살고 있다는 느낌, 감옥 같다는 느낌, 감시당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성희롱과 지능적 괴롭힘도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금융당국도 악성민원인들이 상담원들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전락해 있었다.

한 상담원은 “전화를 먼저 끊을 수는 있다”면서도 “못 끊는 이유는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으면 그 고객이 또 전화를 걸어서 방금 통화한 상담원을 찾게 되고 그럼 어차피 또 똑같은 상황이 될 걸 뻔히 안다”고 전했다.

그는 악성 민원인에 대한 전화를 먼저 끊었다가 금융감독원 게시판에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불만을 제시하는 사례가 많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저희가 총알받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담원은 성희롱 경험에 대해 “온라인 통장은 현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통장이라고 설명하는데 고객은 넣었다 뺐다를 이상하게 받아들여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심한 성적 발언을 한다”고 전했다.

이 상담원은 “상담 경험이 얼마 안 된 상담원들은 전화를 끊지도 못하고 듣고 있거나 울어버린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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