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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세월호 침몰 원인, ‘무리한 급선회’ 추정

[여객선 침몰] 세월호 침몰 원인, ‘무리한 급선회’ 추정

기사승인 2014. 04. 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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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선장 밤샘 조사.. "무리한 변침" 잠정결론
선박 설계전문가 "배 회전하면서 침몰, 선박 중심점 이동 증거"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사고 원인으로 배를 무리하게 돌리면서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60) 등 승무원을 밤새 조사한 해경 여객선 침몰사고 수사본부는 사고 원인을 ‘무리한 변침(變針)’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은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대형 조선 중공업에서 근무하는 한 설계전문가도 1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사고 정황을 살펴봤을 때 조타 급선회(배의 조타수를 급하게 돌리는 것, 무리한 변침과 같은 말)로 인해 무게중심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선체 균열 등으로 배가 침몰할 경우 그대로 가라 앉아야 한다”면서 “배가 돌면서 침몰했다는 것은 선박의 중심 값이 올라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가 급선회를 하면서 선박 안에 있던 컨테이너와 차량 등 화물이 왼쪽으로 일제히 쏠렸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화물의 고박(고정)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들이 증언한 ‘쿵’ 소리도 이 화물들이 배와 충돌한 소리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사고 지점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로 향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서로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이다.

해경은 세월호가 이 변침점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바꾸는 ‘소침’으로 해야하지만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에는 당시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157t이 실린 상태였다.

보일러실에 근무한 승선원 전모 씨(61)는 “오전 7시 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며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증언은 최초 사고가 신고 시각보다 1시간 가량 앞서 발생한 것을 시사한다. 세월호의 사고 신고는 16일 오전 8시52분에 이뤄졌다.

화물차를 싣고 세월호에 탔다가 구조된 A씨는 “배가 서서히 기울다가 90도로 쓰러질 때 한 번, 180도로 전복될 때 한 번씩 확 기울었다”며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화물차가 있는 여객선 1층으로 가봤더니 배에 실린 차량과 짐들은 그때마다 방향을 바꿔 한쪽으로 쏠렸다”고 말했다.

구조에 참여한 민간 어선 선장 B씨도 배가 급격히 기우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B씨는 “(16일) 오전 10시께 도착했을 때는 옆으로 완전히 쓰러진 상황이었다”며 “서서히 기울던 배가 완전히 뒤집힐 즈음 순간적으로 확 기울었다”고 전했다.

해경은 급격한 변침으로 결박 화물이 이탈하고 그 여파로 배가 서서히 기운 뒤 사고 신고 직후에는 통제가 힘들 정도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암초 충돌에 의한 좌초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확률은 낮다. 사고 지점은 암초가 없는 해역으로 인근 조선소에서 건조한 대형 선박도 종종 선박 시운전을 나가기도 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결국 세월호의 인양이 마무리 된 후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설계전문가는 “조타 급선회의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정확한 원인은 인양 후 조사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배 하부에 외부 타격 여부다. 외부 타격이 없었다면 조타 급선회와 고박 미흡으로 결론 지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외부의 충격이 있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배가 회전했다는 점에서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고려해야한다”며 “여객선의 경우 한 쪽에 침수가 돼 기울어질 경우 반대쪽으로 급수를 하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송무석 홍익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선박에 실은 화물량이나 승객 수에 따라 배의 기울기를 조정해주는 배수탱크는 선박에 기본적으로 설비돼있다”면서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선장과 선원에 대한 조사나 사후 검사 과정에서 확인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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