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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6자리 비밀번호 없던 일로

은행들, 6자리 비밀번호 없던 일로

기사승인 2014. 04. 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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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설익은 아이디어 실효성 없다 결론
은행 지점
주요 은행과 카드사들이 통장, 신용카드 등에 대한 비밀번호를 기존 4자리에서 6자리로 늘리는 작업을 철회했다. 금융사들이 정부의 설익은 아이디어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포스(POS) 단말기 해킹 사고 등 개인금융정보가 유출되자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재 4자리로 구성된 비밀번호를 6자리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자체 분석결과 이 같은 방법이 실효성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16일 은행 실무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하고 6자리 비밀번호를 위한 의견을 조율했다.

하지만 은행과 카드사 실무진들은 이 자리에서 비밀번호를 늘리는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국민들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것인데 세계적으로 모두 비밀번호가 4자리로 통일돼 있어 우리만 6자리로 할 수가 없다. 해외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카드 비밀번호를 늘릴 경우 해외 결제시스템과의 충돌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 신용카드와 통장 비밀번호를 늘릴 경우에도 보안상 장점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비밀번호는 비밀번호 숫자 자체로 저장돼서 보관되지 않고 비밀번호를 전산화해서 32비트로 변환해서 저장한다. 비밀번호를 6자리로 변경한다고 해서 보안이 더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만약 비밀번호가 유출된다하더라도 전산화된 비밀번호를 다시 숫자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밀번호가 몇 자리로 구성됐는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정부는 비밀번호 변환 시스템이나 해외결제 시스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업계에 비밀번호 숫자변경을 요구했던 셈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어떻게 하라는 지침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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