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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노조설립 봇물 터지나

증권사 노조설립 봇물 터지나

기사승인 2014. 04. 2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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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과 퇴출 불안감으로 잇단 노조 설립 예상
증권사 노동조합 설립이 봇물 터지듯 이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조조정과 퇴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잇단 노조 설립이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에는 지난 16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설립됐다. 지난 1월25일 대신증권에서 노조가 설립된 데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다.

현재 청산작업을 진행 중인 한맥증권과 애플투자증권을 제외한 60개 증권사 가운데 노조가 있는 곳은 24개사에 불과하다. 전체 증권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그동안 노조가 없던 증권사에 노조가 새로 만들어질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증권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후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이 줄줄이 명예퇴직 계획을 밝힌 것처럼 연이은 구조조정 압박에 언제 그 대상이 될지 몰라 직원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3개의 증권사가 노조 설립을 위한 작업을 조심스럽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대신증권 노조 설립 이후 다른 증권사에서 노조 설립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를 설립하는 건 직원들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때문에 직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새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기준 변경도 중소형 증권사 노조 설립에 촉매가 됐다. 새 기준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1조원 이상인 대형사의 평균 NCR은 476%에서 1140%로 높아진다. 반면 중형사의 평균 NCR은 459%에서 318%로, 소형사는 614%에서 181%로 낮아진다.

대형사는 유리해진 반면 소형사는 기존 라이선스를 반납할 처지에 몰렸다.

민노총 관계자는 “이는 정부에서 중소형 증권사 퇴출 정책을 펴는 것으로 영업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이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노조설립 필요성을 크게 느낀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기대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가에 노조설립은 구조조정과 함께 올해 내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연이은 노조설립은 구조조정에 대한 당연한 반사작용”이라며 “고용불안을 느끼는 증권사 직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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