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여객선 침몰] 잘못된 침몰 원인 분석.. 골든타임을 놓치다

[여객선 침몰] 잘못된 침몰 원인 분석.. 골든타임을 놓치다

기사승인 2014. 04. 20. 13:0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황금의 20분, 학생들 선실 밖으로 내보냈어야'
[특별 취재반] =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실종자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초기 대응을 질타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재난 구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에 맞춰 초기 대응을 실시해야 하는데 상황을 낙관했던 것이 화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세월호가 구조 신고를 보냈을 당시, 주요 언론들은 해경 등 정부사고대책본부의 설명을 토대로 ‘암초에 의한 좌초’를 사고 원인으로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한 선박 전문가는 2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암초에 의한 좌초와 무리한 변침으로 인한 침수·침몰은 침몰하는 모습이 다르다”며 “좌초에 의한 침몰은 배가 전복되지 않고 일정한 각도를 유지한 채 침몰하는 반면 이번의 경우 배가 완전히 회전하며 전복한 채 침몰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사고 초기 당시 배가 많이 기울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격벽으로 충돌 부위가 ‘워터타이트’(수밀) 방식으로 차단이 됐을 것이라고 판단한 게 아니었나 싶다”면서 “무리한 변침으로 인한 사고라고 빨리 판단했다면 배의 전복을 예상하고 학생들을 밖으로 내보내야한다고 지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고 초기 해양 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와 ‘그 지역엔 암초가 없다’고 계속 강조했는데도 뉴스 특보에서는 ‘암초에 의한 좌초’가 보도됐다”며 “정부의 발표 내용이 그대로 보도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판단이 아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사고 초기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구조 전문가는 기자와 만나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면 실내에서는 각종 도구를 이용해 로프를 만들거나 선실 밖으로 나와야 했다”면서 “이 같은 방법을 실시했어야 할 승무원들이 배를 떠난 게 주 원인이겠지만 현장에 최초 도착한 구조요원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최악의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다”면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구조작업을 펴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6일 해경 상황일지에 따르면 서해청 헬기(B511호기)와 123함은 오전 9시30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배는 9시 50분에 60도 정도로 기울어졌으므로 로프 등을 이용했다면 20분동안 선내에 있던 학생 상당수가 선실 밖으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고 직후 각 부처별로 사고수습본부를 만들며 ‘본부’가 범람한 것도 사고 조치에 혼선을 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정부는 서울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인천 해양경찰청에서는 지방사고수습본부를, 세종에서는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교육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축했다.

목포에서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중앙구조본부가 구성됐다.

사고 초기 구조자 통계에 혼선을 빚은 것도 각 본부에서 나오는 내용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 초기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가 나오면서 민간 구조자들의 구조 지원이 늦어지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사고 이틀째인 17일, 진도에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를 세웠으며 사흘째를 맞은 18일에야 언론 발표 체계를 조정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