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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몹쓸 세월호 승무원들…‘나만 살겠다’ 먼저 탈출

[여객선 침몰] 몹쓸 세월호 승무원들…‘나만 살겠다’ 먼저 탈출

기사승인 2014. 04. 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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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초동대처 미흡, 대형 참사 번져
대피 메뉴얼 외면…승객 대피 외면한 채 탈출 급급



[특별 취재반] 세월호 침몰 사고 닷새째를 맞이한 20일 해외 언론들이 침몰한 배에 승객을 남겨둔 채 먼저 탈출한 이준석 선장에게 ‘수치’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 15명은 지난 16일 사고 당시 교신한 진도교통관제센터(VTS)의 ‘조치를 취하라’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9시37분부터 탈출한 것으로 드러나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세월호가 사고 당시 제주교통관제센터와 교신한 데 이어 진도VTS와도 31분간 교신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진도VTS는 첫 교신 때부터 “구호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으나 실제 조치는 31분 뒤에나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제주 VTS와 교신했으며, 진도 VTS는 해경의 구난 지시를 받고 교신을 시작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이 지난 오전 9시 6분 진도VTS와 교신을 시작했다. 이후 오전 9시 37분까지 31분간 11차례 정도 교신했다.

사고 지점인 병풍도 북쪽 20㎞ 지점은 진도VTS 관제 구역이다. 그러나 제주가 목적지인 세월호는 당시 교신 채널을 제주VTS에 맞춰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들은 진도VTS는 세월호 항해사에게 긴급 구호조처 지시를 내렸다.

진도VTS는 세월호에 “우리가 연락을 받았는데 배가 넘어가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맞다”는 답신을 받았다.

진도VTS는 11차례 정도 주변 화물선과 교신하며 “세월호가 지금 침몰 중이니 가능한 구명조끼와 구명벌을 바다로 투하하라”라고 지시했다.

당시 진도VTS와 교신을 세월호의 한 선원은 선임급 항해사로 확인됐다.

당시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오전 9시 37분 세월호는 진도VTS와 교신이 끊겼다.

그리고 3분 뒤 승객과 승무원 등 150∼160명은 세월호에서 뛰어내렸다. 이때 이미 선체는 60도 이상 기운 상태였다.

배가 침몰 위기에 놓이자 승무원들은 이때부터 이선(탈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진도VTS가 바다에 뛰어들 승객들에 대비해 구명조끼와 구명벌 투하를 지시한 상태였는데도 교신이 이뤄진 31분간 이준석 선장(69)은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피해를 키웠다.

이 선장은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했지만 승객들에게 전달된 내용은 ‘대기하라’는 안내방송 뿐이었고 구조 작업을 펼쳐야할 승무원들은 선박을 버린 채 탈출에 급급했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75명 등 승객 470여명은 승무원들이 탈출한 사실도 모른 채 ‘대기하라’는 방송만 믿고 기다리다 상당수가 화를 당했다.

이 선장은 “구조선이 오지 않았다”며 군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사고 발생 직후 구명정을 펼치고 승객들의 구조에 나섰더라면 대형 참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

이는 사고 발생 직후 승무원의 초동 대응 미숙이 대규모 실종사태로 이어진 ‘인재’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11년 9월 새벽 1시께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설봉호 화재사건 당시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으로 승객 전원이 구조된 바 있다.

당시 승무원 25명은 여객선 1층부터 3층까지 일일이 돌아다니며 승객들의 4층 갑판 대피를 도왔고 구명정을 펼친 뒤 사고 선박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반면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안전은 외면한 채 자신들만 탈출했다. 세월호 승무원 29명 중 사망·실종된 9명은 객실 서비스를 담당한 서비스 승무원으로 승객들을 구조하던 중 화를 당했다.

세월호에는 긴급 상황시 대피 매뉴얼이 존재했다. 기관고장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선장은 선내 총지휘를, 1항사는 현장지휘, 2항사는 부상 승객을 돌보고 구명보트 등을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사고 직후 지켜진 것은 ‘선장의 지시를 따르라’는 탈출 명령뿐이었다. 승객들이 불안에 떨던 시간에 승무원들에게만 탈출 명령을 내렸고 승무원들은 승객 구조보다는 자신들의 목숨 지키기에 바빴다.

특히 이 선장은 19일 부상을 주장하며 병원을 찾아 자신의 몸만 챙기는 비겁한 모습으로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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