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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르포)피해 가족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

[여객선 침몰](르포)피해 가족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

기사승인 2014. 04. 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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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취재반] 여객선 세월호 침몰 후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전남 진도군실내체육관에 모인 수백여명의 피해자 가족들은 지쳐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고 첫날인 지난 16일 슬픔과 비통함으로 가득찼던 체육관은 17일부터 19일까지 정부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졌으나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순간 만큼은 안도와 초조함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3시 15분, 경기 안산시 단원고 허재강 학생증을 소지한 남학생 시신이 인양됐다는 소식에 허 군의 가족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시신인양 소식이 들어올수록 복장과 머리모양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학부모들도 곳곳에 있었다.

특히 문자메시지 등의 내용을 통해 자신의 자식들이 ‘살아있다’고 확신했던 유가족들은 자식들의 이름이 게시되자 “너희들의 구조작업이 늦어 내 자식이 죽었다”는 등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도 높여졌다.

울부짖다 지쳐 탈진한 환자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실신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건발생 5일째가 되면서 피해자 가족들 사이에선 자식들의 사망을 인정하며 인양되는 시신의 신체가 온전하길 바라는 이들도 있었다.

피해자 가족 A모씨는 “어차피 시간상으로 봤을때 내 자식은 죽었을 것”이라면서 “자식의 신체가 온전히 인양되기만을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자신의 자식은 반드시 살아있을 것으로 믿는 가족들은 선체 인양보다는 탑승객 구조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 B모씨는 “배 안에 생성된 공기층인 에어포켓 안에서 생존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선체인양 보다는 혹시 모를 생존자 구조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분노와 슬픔의 공존, 구조작업 지연에 가족들 분통

구조작업을 기다리는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구조관련 발표와 구조작업 지연에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일부 분노를 참지못한 피해자 가족들은 상황설명을 하던 해경 간부를 폭행하기도 했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발표도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이 사건 당일 오후 2시 구조자가 368명이라고 밝혔다가 한시간 반만에 사실이 아닌것으로 번복한 것을 시작으로 20일 현재까지 사망자,실종자 등 단 하루도 발표를 번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정부의 이같은 행태는 피해자 가족들로 부터 정부발표에 대한 불신의 골을 깊게 파게 됐다.
기자들에 대한 분노도 증폭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국내 모든 방송매체들이 잘못된 정부 발표만 보여주고 있다”며 간간히 방송카메라기자들에게 “XXX들 촬영하면 카메라를 부숴버리겠다”는 폭언도 서슴치 않았다.

실제 모 방송사 카메라가 피해자 가족의 폭행으로 부숴졌으며, 모 대학 사진학과 학생은 기자로 오인받아 가족들로부터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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