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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피해자 가족, ‘걸어서 청와대로’ 시도

[여객선 침몰]피해자 가족, ‘걸어서 청와대로’ 시도

기사승인 2014. 04. 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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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막힌 정총리
20일 세월호 침몰 피해자 가족들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차량을 막고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책임과 사태 해결방안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20일 정부의 늑장 구조작업에 항의하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으나 경찰과 정부의 만류로 되돌아왔다.


전날 저녁 10시 30분께 전남 진도군체육관에 모인 피해자 가족들은 세월호 침몰에 대한 ‘대통령의 해결촉구’를 주장하며 청와대로 향했다.

피해자 가족은 3개조로 나눈 뒤 2대의 전세버스를 요청했으나 버스회사 측이 이를 응하지 않자 50여명의 선발대가 걸어서 청와대로 가겠다며 길을 나섰다.

피해자 가족들의 청와대 항의 방문 소식을 접한 정부는 200여명의 경찰인력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급파했다.

이로 인해 이날 새벽 1시 청와대로 향하던 후발주자 100여명의 피해자 가족을 만나 대화를 요청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하지만 이 장관은 피해자 가족들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 했다.

이 자리에서 한 피해자는 “사고현장 수심이 35m이고 물살도 쎄다. 살아있더라도 실신한 아이들이 산소호흡기 쓰고 나올 수 있나”라며 “30년 구조 전문가가 일반인이 교육을 받아도 나오기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최선을 다 해 보겠다”고 했으나, 피해자 가족들은 “당신이 들어가면 (계획을) 인정해 주겠다. 어떻게 책임을 질텐가”라는 말엔 입을 굳게 닫았다.

피해자들이 “그동안 너무 많이 속았다”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자 이 장관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부르겠다며 정 총리와의 대화를 요청했다.

다른 피해자들은 “지난 16일 사고 발생 이후 정부는 구조작업을 하지 않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15분 쯤 지난 시간 진도군청에서 시위현장으로 정 총리가 찾아오긴 했으나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아이들은 한국을 믿고 여행가다 죽었다”라며 “대안은 있나. 무엇을 생각했나, 무슨 방법은 있나. 왜 코 빼기도 안 보이고 나몰라라 하나”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현재까지 어떻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 아닌가. 대화를 해서 해결책을 찾아야지”라고 했으나 해결방안 요구에는 답변을 못했다.

또 “청와대 가려고 하는데 왜 경찰병력을 투입했냐. 가는 길을 열어 달라. 경찰들에게 길 열으라고 명령하라”는 항의에 정 총리는 입을 꼭 닫은 채 차 안으로 들어가 팔짱을 낀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피해자 가족들은 정 총리 차량을 막은 뒤 “당신들이 가는 길이고, 우리가 가는 길은 길이 아니냐”고 분개하고 정 총리의 하차를 요구했다.

이 때 체육관에 남아있던 피해자 가족들은 “내 아들을 살려내라”며 기존 피해자들과 합세했다.

정 총리 차량을 막고 걸어서 청와대를 외치던 피해자 가족은 선발대 가운데 일부가 탈진 등의 쓰러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시위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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