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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기념사진·라면…고위공직자 부적절 행동 퍼레이드 “왜 왔나?”

[여객선 침몰] 기념사진·라면…고위공직자 부적절 행동 퍼레이드 “왜 왔나?”

기사승인 2014. 04. 2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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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촬영·마라톤·북한 색깔론·폭탄주 술자리·황제장관 라면·의원특권 등 각종 구설수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과 충격에 빠진 가운데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는 고위공직자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아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와 원성을 사고 있다.

국회의원과 장관을 비롯해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와 정부부처 국장급 인사들까지 잇단 돌출행동으로 각종 구설수에 휩싸이면서 ‘차라리 오지 않는게 더 낫다’, ‘자중하고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상황실에서 기념촬영, 이런 때 마라톤까지?

20일 실종자 가족들에 따르면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동행한 것으로 보이는 안전행정부 소속 송영철 국장(감사관)은 이날 오후 6시께 팽목항 대합실 건물 1층에 마련된 가족지원 상황실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극도로 흥분한 가족들은 “우리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이게 기념할 일이냐”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현장을 방문한 이주영 장관은 가족들에게 가로막혀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가족들은 “내 새끼 다 죽여놓고 도대체 여기 온 이유가 뭐냐”며 현장 방문 자체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라고 서둘러 사과했다.

안행부는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송 국장의 직위를 박탈하고 대기발령했다. 안행부는 향후 관련 절차에 따라 송 국장을 엄중히 문책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위원장인 임내현 의원은 이날 오전 광주 상무시민공원 일대에서 지역 모 신문사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주황색 계통의 셔츠와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 반바지, 운동화를 착용하고 대회 참석자들과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뛰었다. 참석자들은 “아이들 생사도 모르는 판에 국회의원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북한 색깔론 vs 천안함 닮은 꼴, 폭탄주 술자리 참석 논란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을 간접 비난한 것과 관련, “이제부터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가 누리꾼들의 빈축을 샀다.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왠 색깔론이냐’는 비판이 커지자 한 최고위원은 자신의 글을 자진 삭제했다.

반면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거짓 인터뷰’ 논란으로 잠적한 홍가혜씨의 MBN 인터뷰 영상을 리트윗하며 “이것이 진실이다. 천안함과 닮은 꼴인가? 설마”라는 글과 영상을 게시했다가 문제가 되자 곧바로 삭제했다.

‘폭탄주 술자리’ 참석 논란을 일으킨 유한식 세종시장은 이날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징계수위에 따라 지방선거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자리를 박탈당할 가능성도 있었으나 해당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고 일찍 자리를 일어났다는 점이 고려됐다.

△ 황제장관의 라면, 경비정 탑승 ‘특권’ 논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 18일 ‘황제 장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일 저녁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단원고등학교 학생 이 아무개 군의 빈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한 수행원이 먼저 빈소에 들어와 앞 쪽에 앉아 있던 유족에게 “교육부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했다.

자식 잃은 슬픔에 가슴에 대못을 박은 유족들은 곧바로 서 장관의 수행원에게 “어쩌란 말이냐. 장관 왔다고 유족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뜻이냐”고 항의했다. 서 장관이 조문 후 사라진 뒤에도 유족은 “어딜 가느냐. 말을 똑바로 하고 가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경기도교육청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장례식장 입구에 서 있다가 서 장관을 보고 90도에 가깝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렸다.

서 장관은 이 뿐만 아니라 사고 당일인 16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위치한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누군가 마련한 의전용 팔걸이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샀다. 가족들이 맨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그날 저녁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은 해경경비정을 타고 사고 해역을 다녀왔다가 ‘국회의원 특권’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새정치연합은 “현장의 원활하지 않은 구조작업에 대한 학무모들의 하소연을 듣고 이 의원이 확인해보고자 현장에 간 것”이라며 “해경이 안전의 이유로 학부모들을 원하는 대로 다 태울 수 없다는 방침을 갖고 두 명만 태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실종자 가족이 경비정에 태워달라고 했던 요구가 무시됐던 점, 이 의원이 경비정에 탄다고 해서 수색작업이 잘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이 같은 해명은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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