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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감원에 더 가차없는 증권사

계약직 감원에 더 가차없는 증권사

기사승인 2014. 04. 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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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지난해 정규직 16% 줄이는 동안 계약직원 47% 감원
대형 증권사들이 계약직원 감원에 더 가차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원을 구조조정하는 것처럼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아 고용 안정성이 취약한 계약직원을 우선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정규직원은 2012년 말 3047명에서 2013년 말 2554명으로 1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계약직원은 343명에서 182명으로 47%나 감소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정규직원을 2012년 말 2530명에서 2013년 말 2448명으로 3% 줄이는 동안 계약직원은 588명에서 478명으로 19% 없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정규직원을 1888명에서 1873명으로 1% 감원했지만 계약직원은 516명에서 468명으로 9% 내보냈다.

현대증권은 정규직원을 2360명에서 2375명으로 1% 늘렸지만 계약직원은 179명에서 168명으로 6% 줄였다.

다만 자기자본기준 5대 대형 증권사 가운데 KDB대우증권의 경우 같은 기간 정규직원이 2661명에서 2598명으로 2% 주는 동안 계약직원은 482명에서 486명으로 1% 가량 늘었다.

대형 증권사들이 이처럼 계약직원 감원을 더 많이 진행한데는 정규직원보다 쉽게 회사에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직원의 경우 계약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만 하면 되니까 회사로선 손쉽게 인원 정리가 가능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약직원이 정규직원보다 구조조정에 취약한 건 모든 회사의 문제이긴 하지만 특히 증권사들은 극심한 업황침체를 겪고 있어 비용 절감의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원보다 계약직원이 먼저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직원 감원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정규직원을 계약직원으로 전환하려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단계인 셈이다.

실제 KDB대우증권은 지난달 본사 영업부 과장 이상급 정규직원 중 일부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봉을 올려주는 조건으로 계약직 전환했다. 해당 직원들은 실적이 좋으면 높은 연봉을 받는 이점이 있지만 반대인 경우 쉽게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증권사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기관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연봉을 높여 계약직 전환하는 사람은 실적이 좋은 직원이다. 그런데 실력이 좋아도 업황이 안 좋으면 실적을 낼 수 없어 재계약을 못하고 나갈 수 밖에 없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계약직 전환 때문에 능력 있는 핵심 인력을 잃게 될 위험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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