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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낮은 상장사, 울며 겨자 먹기로 ‘유상증자’

신용등급 낮은 상장사, 울며 겨자 먹기로 ‘유상증자’

기사승인 2014. 04.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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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하락에 결국 유상증자 실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신용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로 몰리고 있다.

유상증자는 상장사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 신주를 발행, 자금을 납입 받아 자본을 늘리는 것이다. 이사회 결의만 있으면 증자할 수 있고, 상환의무도 없어 상장사 입장에서는 손쉬운 자금조달 수단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상증자 공시는 28건, 1조1723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47건, 3조9938억원으로 금액이 3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도 49건, 3713억원에서 62건, 3749억원으로 유상증자가 늘어났다.

이달에도 전거래일까지 유가증권시장 15건, 코스닥시장 27건의 유상증자 공시가 올라왔다. 전년 동기 보다 각각 4건, 15건 늘어난 수치다.

유상증자로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과 회사채 조달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들은 높은 차입금리에 시달리고, 이자 비용 탓에 손익구조가 악화돼 신용등급이 하락 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재정상태가 불안한 저신용 상장사들은 추가 신용등급을 막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하면 주주 가치가 희석돼 경영권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어 비용부담이 크다. 또 신주가 발행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 가치가 희석돼 회사채보다 자금비용이 크고 주가 부담도 높다”면서 “위험요소들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상장사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5일 유상증자를 실시한 STX조선해양은 상장폐지됐으며, 지난달 10일 유상증자를 한 범양건영도 거래정지 상태다. 또 유상증자 후 삼부토건은 주가가 14% 넘게 추락했고, 경남기업도 17% 이상 하락했다. 나머지 상장사들의 주가도 다수가 내림세를 보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조달 등이 여의치 않을 때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면서 “주주 가치가 희석돼 가장 비싼 자금조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은 재정상태가 어렵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회사가 많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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