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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단원고, 학생들 웃음소리 대신 오열과 통곡만이

[세월호 침몰] 단원고, 학생들 웃음소리 대신 오열과 통곡만이

기사승인 2014. 04. 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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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10
23일 오전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숨진 단원고 희생학생의 운구차량이 노제를 마치고 교정을 빠져 나가고 있다/사진=이병화 기자
“평소 같았으면 아이들 웃음소리로 활기가 넘쳤을 거리인데...”

23일 오전 학생들의 등굣길로 시끌벅적해야 할 단원고와 주변거리는 통곡과 오열, 그리고 짧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지난 22일에 이어 이날 역시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건으로 인해 숨을 거둔 단원고 학생 25명의 발인이 거행됐다.

10여분 간격으로 학생들을 실은 운구차가 단원고 안으로 들어갔으며 이윽고 교정안에서는 유가족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단원고 주변에 모인 취재진들과 지역 주민들도 자리에 멈춘 채 침통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쉬었고 교정을 빠져나오는 운구차 속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하늘만 쳐다보는 등 비통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교정을 드나드는 운구차를 멍하니 바라보던 세월호 생존자 김모군(17)의 할머니 A씨는 “손자가 살아 돌아와 기쁘면서도 살아남지 못한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손자가 오늘 퇴원할 예정이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며칠 더 입원하기로 했다”며 “병원에서 TV와 휴대폰으로 아이들이 뉴스를 접하지 못하게 막고는 있지만 혹여나 생존자가 나타날까 시시각각 뉴스를 계속 검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손자가 입원 첫날에는 사고 난 정황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지금은 물어도 답이 없다”며 “살아 돌아온 것에 기뻐해야 하는데 되려 살아 돌아와 미안하다며 매일 울고 있으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울러 A씨는 세월호 사고로 현재까지 손녀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웃집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려줬다.

A씨는 “손녀가 수학여행 가기 전 물이 무섭다고 배를 안타겠다고 했다더라”며 “할머니가 폐지수거로 수학여행 비용을 만들어 ‘자기가 누리지 못한 것을 손녀에겐 해주고 싶다’고 굳이 여행을 보냈었는데... 아직까지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안산장례식장을 비롯해 군자장례식장·안양장례식장·세화병원·온누리병원·단원병원·한사랑병원·산재병원·한도병원·사랑의병원 등 11곳에서 발인식이 거행됐다.

단원고는 24일부터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며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학생들의 불안과 우울·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심리치료를 병행할 방침이다.

지난 16일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중 현재(오후 1시 기준) 단원고 사망자는 학생 98명·교사 3명(교감은 구조자에 포함) 총 10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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