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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임시 합동분향소 안타까운 사연들

[세월호 침몰] 임시 합동분향소 안타까운 사연들

기사승인 2014. 04.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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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04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지 8일째를 맞고 있는 23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병화 기자 photolbh@
23일 경기 안산올리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에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식 개방 전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은 김모양(17)의 유가족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딸아이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김양의 아버지는 영정사진으로나마 마주한 자식 앞에 헌화하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정말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오열했다.

분향소 밖에서 만난 한 주민은 “또다른 희생자의 할머니는 친손자가 강서고에 외손자가 단원고에 다니는데 이번 사고로 외손자를 잃게 됐다”며 “외손자가 강서고에 다니고 싶어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 강서고로 진학시켰어야 했다”며 한탄했다.

단원고 학생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이들도 일찌감치 분향소를 찾았다.

김형태 성포동 안산선민교회 목사는 “우리 교회를 다니는 교인 중 이번에 사고를 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이 4명 있고 그들의 친척 및 지인도 4명 있다”며 “그중 학생 하나가 구조됐다는 사실을 지난 19일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일 예배 때 설교를 했는데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을 만큼 착잡하고 애통했다”며 “내 식구 같은 우리 학생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희생을 당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분향소 입구 근처에 설치된 단원고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천막부스가 한 차례 철거됐던 것을 놓고 학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은 단원고 학부모들은 “분향소 입구에 천막을 설치하면 안 된다면서 안산도시공사 측에서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천막부스를 수거해갔다”며 “어떤 사람은 분향소 입구에 천막이 있으면 사진이 잘 안 나온다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들을 봐서라도 화를 내지 않으려고 참아 왔지만 정부의 대응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어 “정부가 재난을 선포하면 뭐하냐”면서 “강남에 사는 아이들이 물에 빠졌으면 과연 이렇게 했겠나”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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