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생활가전업체

[기자의눈]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생활가전업체

기사승인 2014. 04. 25.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훈 완성
이 훈 산업2부 기자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즉 표면으로는 그럴 듯한 대의명분을 내걸지만 이면으로는 좋지 않은 본심이 내포돼 있는 것을 일컫는다.

생활가전업체들은 주 타깃인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소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유명 남자 배우들을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위 ‘깨끗한 기업’ ‘깨끗한 제품’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도덕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

위닉스 윤희종 회장은 위니맥스라는 비상장을 통해 일감몰아주기로 ‘배당잔치’를 벌였다. 위니맥스는 위닉스가 만드는 제품의 판매와 사후관리(AS)를 맡는 회사로 윤 회장의 아들 철민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위니맥스가 80억원을 현금 배당하고 이를 위닉스 오너일가에 귀속시키는 터널링을 시행했다. 터널링이란 상장사에서 발생 가능한 매출액을 비상장사에 이전시키고 이에 대한 거액 배당을 오너 일가가 수령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쿠쿠전자 또한 구씨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쿠쿠홈시스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매출이 2000년 약 700억원에서 2011년 약 3700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늘어난 매출을 이용해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의 지분율을 2000년 27.9%에서 2011년 44.86%로 높여 편법승계까지 이뤄졌다.

특히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관인 이사회를 구자신 3부자로 구성했으며 이사회 감시자 또한 구 회장의 친인척인 구자혁씨가 맡고 있다.

위닉스와 쿠쿠전자의 지극한 자식사랑이 한편으론 이해되지만 손바닥으로 햇빛가리는 사랑은 오히려 ‘그림자’가 될 수도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