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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럼> 지도자들은 중국에게 배워라

<여의도 칼럼> 지도자들은 중국에게 배워라

기사승인 2014. 04. 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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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해도 할 일은 해
중국은 상당히 부패한 국가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중앙 부처의 웬만한 과장 급 자리에만 앉아 있어도 평생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는다. 조금 더 마음을 나쁘게 가지면 속된 말로 3대가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모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13억 중국인들은 공무원들을 밥이나 축내는 인간이라거나 ‘악의 축’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도저히 견디지 못할 엄청난 재난을 당해도 하늘을 원망하면 원망했지 공복들을 탓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도 할 일을 하는 지도자, 공무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그런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지난 2008년 5월 12일 쓰촨(四川)성 원촨(汶川) 일대에서는 베이징올림픽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엄청난 재앙이 일어났다. 리히터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공식 사망자만 8만 명 가까이에 이를 정도의 대재난이었다. 세계적 재난이라고 해야 했다. 이때 총리인 원자바오(溫家寶)는 한국의 청와대에 해당하는 중난하이(中南海)에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다. 지진 발생 불과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구조활동을 진두지휘했다. 직접 확성기를 잡은 채 구조대원들과 매몰자들을 격려하면서 “내가 왔다. 총리가 왔다. 울지 마라. 나와 중국 정부가 당신들을 책임질 것이다”라는 감동적인 독려도 했다. 또 폐허 속으로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인민해방군 병사들에게는 “누가 너희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지 잊지 말라”는 호통을 쳤다.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에서 권총을 찬 채 어린 아이, 여성부터 구조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한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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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리커창 중국 총리가 2013년 4월 발생한 쓰촨성 야안 지진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제공=신화(新華)통신.
리커창(李克强) 총리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3년 4월 역시 쓰촨성 야안(雅安)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나자 바로 현장으로 날아갔다. 천막에서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도 보였다. 식사 시간에는 텐트에서 라면을 먹었으나 욕을 먹기보다는 감동을 줬다. 그가 목을 걸어놓고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해서 그랬는지 이때 지진에서는 피해자들이 그나마 많지 않았다.

물론 중국도 역사적으로는 형편 없는 공무원, 지도자들이 많았다. 명(明)나라의 케이스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10만 명의 대군을 거느린 장군이 고작 1000 명도 안 되는 병사를 지휘하는 대대장 급의 여진족 장교에게 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 숭정(崇禎)황제와 신료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까 눈치만 봤다. 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능한 공무원이나 지도자는 위기의 순간에 빛이 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 국가는 속절 없이 침몰한다. 국민을 절대로 지켜주지 못한다. 다소 부패하더라도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공무원이나 리더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당연히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 그런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지도자의 경우는 나라가 망하기 직전에 목매 자살한 숭정황제 같은 횡액을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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