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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반군, 최대 정유공장 공격…석유메이저 철수채비

이라크 반군, 최대 정유공장 공격…석유메이저 철수채비

기사승인 2014. 06. 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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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리, 항전 촉구…정부군, 서북부 요충 탈아파르 탈환
외국인 건설노동자 100여명 납치 보도…이란, 성지 수호 다짐
이라크 북부를 점령한 후 남진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18일(현지시간) 이라크 최대 정유공장을 공격했다.

ISIL이 장악한 북부 지역에서 터키인과 인도인 등 외국인 건설근로자 100여명이 납치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모든 부족 세력에게 ISIL에 맞서 항전하라고 촉구했고, 이란도 이슬람 시아파 성지 수호에 나서겠다며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날 북부 살라헤딘주(州) 바이지에 있는 이라크 최대규모 정유공장을 공격한 ISIL을 격렬한 교전 끝에 물리쳤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ISIL은 이날 새벽 4시께부터 박격포와 기관총을 동원해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공장 내 창고 등이 불에 타며 거대한 연기구름이 형성됐다. 이들은 공장 내로 진입해 일부 시설을 파괴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바그다드 북쪽 250㎞에 있는 이 공장은 하루 약 3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로, 집계에 따라 이라크 전체 생산의 10∼25%가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특히 여기서 생산된 에너지는 휘발유, 발전소 연료 등의 형태로 전량 국내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큰 혼란이 우려된다.

정부군 대변인 카심 아타 중장은 바이지 정유공장을 공격한 ISIL을 물리쳤으며 이 과정에서 반군 4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정유 탱크가 불에 탔으며, 아타 중장이 정부군 사상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ISIL의 계속되는 진격에 유전이 몰린 남부지역에 진출한 영국브리티시페트롤리엄(루마일라 유전), 러시아 가스프롬네프트(바드라 유전) 등 일부 다국적 석유기업들은 철수 채비를 하고 있다.

ISIL의 공세가 시작된 이후 이라크 내 주요 유전지대와 정유시설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권이 급속도로 약화하고 있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는 ISIL이 북부 모술과 티크리트를 장악하면서 발생한 혼란을 틈타 이라크 내 주요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지역을 일찌감치 장악했다.

이날 키르쿠크와 북부 모술 등지에서는 터키인 15명과 인도인 약 40명을 포함, 최대 100명의 외국인 건설 근로자가 납치됐다는 터키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반군의 공세에 밀리고 있지만 패배한 것은 아니라며 “살인자들과 범죄자들에 맞설 것을 부족들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또 지난 16일 ISIL이 점령했던 시리아 접경 도시 탈아파르 일부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시리아·이라크 국경선을 지우고 그 위에 (원리주의) 이슬람 국가를 건설할 것을 꿈꾸는 ISIL에 중요한 곳이다.

시아파 맹주인 인접국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카르발라, 나자프, 카디미야, 사마라 등 이라크 내 시아파 주요 성지를 언급하며 “성지를 지키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해 적극 개입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 사태가 내전으로 발전하면 중동 지역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 외무장관인 사우다 알파이잘 왕자는 이날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수니파를 배척하는 알말리키 총리의 차별 정책을 재차 비난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날 외무부 성명을 통해 알말리키 총리의 수니파 차별 정책을 비난하며 바그다드 주재 대사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의 주례 공개 강론에서 최근 이라크 사태로 급증한 난민을 포함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난민과 그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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