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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고일식 홀씨여성장학클럽 회장 “월 1만원으로 따뜻한 세상 만들어요”

[피플] 고일식 홀씨여성장학클럽 회장 “월 1만원으로 따뜻한 세상 만들어요”

기사승인 2014. 06. 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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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시작해 현재 후원자 260명..삼성물산 등 기업도 봉사활동 참여
홀씨 여성장학클럽 회원들
고일식 홀씨 여성장학클럽 회장(사진 앞줄 가운데)과 회원들.
“어떤 어른이 됐으면 하고 특별히 원하는 건 없습니다. 홀씨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다시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에서 만난 고일식 홀씨 여성장학클럽 회장(47)은 후원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으로 재단을 어떤 방향으로 꾸릴 계획이냐는 질문에도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지금처럼 계속 아이들을 후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전부라는 것이다.

소박한 꿈을 가진 이 장학재단은 9년 전 한 사람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고일식 회장은 “어렸을 때 항상 도움받는 사람이었다. 수업료는 물론 연필 한자루까지, 남의 도움 없이는 학교에 다닐 수가 없었다. 어린 마음에 그게 부끄럽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2006년 6월 그는 막연히 꿈만 꾸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홀씨’라는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만들고 친구, 이웃들을 회원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알음알음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3개월이 지나니 회원이 42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매달 1만원씩 적립금을 쌓았다.

고 회장은 “안정적인 후원을 위해 처음 2년은 장학금을 모으기만 했다. 발족 후 3년이 되던 해부터 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들의 수업료 지원을 시작했고, 현재는 14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 3명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원자는 현재 260명까지 늘어났다. 운영기금 마련을 위해 2009년 고 회장의 집 작은방에서 시작했던 재활용품 알뜰매장은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인근 작은 가게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승인받은 후 중·고등학생은 물론 삼성물산 같은 기업들의 봉사활동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고등학생 수업료 지원에 주력했던 홀씨는 올해부터 대학생 학비 지원도 시작했다. 학생들이 대학을 간 후에도 여전히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을 몇 차례 봤기 때문이다.

고 회장은 “홀씨를 적극적으로 알려 인위적으로 크게 키울 생각은 없다. 그저 우리가 돕는 아이들이 자신들도 관심과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장학생이었던 친구가 사회인으로 성장해 홀씨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우리의 작은 나눔이 새로운 싹을 틔우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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